조재범 前코치 최후진술서도 성폭행 부인… 檢 징역 20년 구형
韓쇼트트랙 간판 심석희 선수 성폭행 혐의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인 심석희 선수(서울시청)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재범(사진)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이런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16일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조휴옥)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조 전 코치는 최후진술에 나서 “일부 지도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폭행·폭언을 일삼은 것은 인정한다”며 “모두 훈육과 격려를 위한 것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성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조 전 코치는 앞서 심 선수가 서울 세화여고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서울 태릉·충북 진천 선수촌과 한국체육대 빙상장 등 7곳에서 30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하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코치의 범죄사실 중 심 선수가 고교생이던 2016년 이전의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강간 등 치상)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조 전 고치에 대해 징역 20년을 구형하고 10년간의 아동·청소년 시설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과 5년간의 보호관찰, 거주지 제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 120시간을 명령해달라고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수십회에 걸쳐 성폭행·추행하고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심 선수의 동료이자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 선수(성남시청)는 출석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이 이달 열림에 따라 훈련에 집중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와 2차 가해 방지를 위해 이날 재판 전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했고, 1시간30여분만에 종료했다. 선고 공판은 내달 26일 오후 2시 열린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심 선수가 이 공판에 출석해 심경을 밝힐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 11차 공판에서 직접 증인으로 출석한 심 선수는 “빨리 잊고 싶어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고 있는데, 이런(법정) 데 나와서 똑같은 걸 떠올려야 하니까 힘들다”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린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