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추가기소한 검찰, 가족 간 연결고리 찾는데 집중할 듯
검찰이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사건을 재판에 넘기면서, 조 전 장관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향후 검찰 수사는 이미 구속된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52)씨와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조국 향하는 검찰 수사, 정 교수·동생 연결고리 찾는데 집중할 듯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11일 정 교수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14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지난 9월6일 정 교수가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위조)로 기소된 지 두달여만이다.
그동안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해 입시비리, 증거인멸, 사모펀드 등 크게 세 갈래 의혹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이날 정 교수에 대한 추가 기소가 이뤄지며, 향후 검찰 수사는 조 전 장관과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차명투자, 사모펀드 투자운용보고서 허위 작성, 서울 방배동 자택 PC 하드디스크 교체 등에서 정 교수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의혹 가운데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핵심으로 꼽힌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정 교수가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12만주를 6억원에 차명으로 매입한 당일 조 전 장관의 계좌에서 5000만원이 이체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주식 매입 여부를 알았는지 조사 중이다.
지난해 1월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시절로, 조 전 장관이 주식 매입 사실을 인지했다면 공직자윤리법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WFM 측이 청와대 민정수석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정 교수에게 주식을 싸게 넘겼다면,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등에서 ‘펀드 운용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블라인드 펀드라 어디에 투자했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허위 발급에 대한 의혹이 있다.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이던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김모씨를 통해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를 빼내도록 한 과정에 관여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조국 “재판을 통하여 진실이 가려지게 될 것”
검찰은 조 전 장관과 동생 조모씨와의 연관성도 살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씨가 웅동학원을 상대로 2차례 위장소송을 제기하고 채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웅동학원 이사였던 조 전 장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조씨 측은 조 전 장관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자신의 혐의로 채용 비리 관련 일부 혐의만을 인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씨에 대한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만기일인 19일 이전에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소환이 이르면 이번주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초 검찰은 정 교수의 기소에 앞서 조 전 장관을 소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부진한데다, 조 전 장관의 계좌 및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실 압수수색 등이 이뤄지며 소환이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
조 전 장관은 이날 정 교수가 기소된 데 대해 “저의 명예가 회복되고자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전 장관은 “어떤 혐의일지는 모르나 저에 대한 기소는 이미 예정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며 “저에 대한 혐의 역시 재판을 통하여 진실이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내 사건은 재판을 통해 책임이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만감이 교차하고 침통하지만,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