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끝까지 같이 가자 해놓고”… 쉼터 소장 애도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16년간 함께 해온 위안부 피해자 쉼터 소장 A(60)씨의 사망과 관련해 “그 고통, 괴로움 홀로 짊어지고 가셨으니 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토로하면서 “외롭더라도 복동 할매(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랑 조금만 손잡고 계시라. 우리가 함께 꿈꾸던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고 애도했다.
7일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전날 쉼터에서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나랑 끝까지 같이 가자 해놓고는 그렇게 홀로 떠나버리시면 저는 어떻게 하라고요”라며 “그 고통, 괴로움 홀로 짊어지고 가셨으니 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것인가. 어떻게 잊으란 것인가”라며 A씨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우리 복동 할매 무덤에 가서 도시락 먹을 일은 생각했었어도 이런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도 못 했다”며 “(A씨는) 그렇게 힘들어하면서 ‘대표님, 힘들죠? 얼마나 힘들어요’ 전화만 하면 그 소리를 했다. 나는 그래도 잘 견디고 있다고 하면 ‘내가 영혼이 무너졌나 봐요. 힘들어요. 힘든 대표님께 이러면 안 되는데 미안해서 어쩌나요’라고 했던 우리 소장님”이라고 회상했다.
윤 의원은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 딩동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저는 소장님과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지들을 생각하며 버텼다”며 “뒤로 물러설 곳도 없었고 옆으로 피할 길도 없어서 앞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버텼다”고 했다.
이어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우리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우리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며 거듭 미안함을 전했다.
윤 의원은 A씨가 쉼터에 온 이후 신앙생활도 접고 가족, 친구와도 소홀해질 정도로 할머니들을 돌보는 데에만 매진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윤 의원은 아울러 “외롭더라도 소장님, 우리 복동 할매랑 조금만 손잡고 계시라”며 “우리가 함께 꿈꾸던 세상, 복동 할매랑 만들고 싶어 했던 세상, 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홀로 가시게 해서 미안하다. 이젠 정말 편히 쉬소서”라고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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