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여자친구에 마약 투약' 50대, 체포 순간에도 마약에 취해 있었다
"아들과 요즘 사이가 좋지 않아 속내 들어보려 마약 투약… 성폭행 의도 없었다"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마약을 강제 투약하고 도주했다가 12일 만에 검거된 50대 남성이 성폭력을 행사할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 남성은 체포될 당시에도 마약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A(56)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쯤 포천시의 한 펜션에서 아들의 여자친구 B씨에게 마약을 강제 투약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평소에도 남자친구의 부모와 허물 없이 친하게 지내왔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 A씨를 따라 펜션에 왔다고 했다.
그는 당시 A씨가 “놀라게 해주겠다”며 눈을 감으라고 했고, 이후 팔에서 따끔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떴더니 A씨가 주사기를 들고 있어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했다.
이후 B씨가 소리를 지르고 저항하며 112에 신고하자 A씨는 차를 몰고 도주했다.
펜션에 출동한 경찰이 B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필로폰)양성 반응이 나왔다. B씨는 경찰에 A씨가 성폭행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도주 12일 만인 27일 경기 용인에 검거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폭행을 시도할 생각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B가 아들과 요즘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아 불러 대화를 나눌 생각이었다”며 “마약을 투약하면 (B씨가)속마음을 털어놓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게 마약 투약 전력이 있으며, 그를 체포하는 순간에도 마약에 취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B씨를 폐쇄회로(CC)TV도 없는 펜션으로 데려간 이유’ 등을 경찰이 추궁할 때마다 횡설수설하며 진술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9일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성폭력 시도 여부 등과 관련해서는 수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