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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유(유승준) 한국 땅 밟나… 法 “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해야”

유승준, 2002년 한국 입국 제한 후 2015년 첫 소송

최종 승소에도 외교부 발급거부에 2020년 재소송

유씨 측 “이렇게까지 미워할 사건 아니라고 생각”

재외동포 비자 발급 가능성 열려…유씨 거취 주목


가수 유승준(46·미국 이름 스티브 승준 유)씨가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생겼다. 13일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다. 유씨의 한국 비자 발급 관련 소송 법원 판단은 이번이 7번째다. 비자 발급 관련 두 번째 소송 항소심 결과 법원이 1심 판결을 뒤집고, 유씨의 손을 들어주면서 앞으로 그가 한국 땅으로 돌아올 지 관심이 쏠린다.


◆유승준 ‘비자 발급 재소송’ 2심 승소


서울고법 행정9-3부(조찬영 김무신 김승주 부장판사)는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 재판은 유씨가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자 주 LA 한국 총영사를 상대로 낸 두 번째 불복 소송의 항소심이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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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원고의 병역기피 행위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고 20년이 넘는 지금도 원고에 대해 외국 동포 포괄적 체류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도 “다만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사안을 판단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합의를 거쳐 이 사건 판결하게 됐다”며 “병역을 기피한 외국 동포도 일정 연령을 넘었다면, 구분되는 별도의 행위나 상황이 있을 경우 체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선고 이후 유씨 측 대리인 류정선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여론이 안 좋음에도 재판부가 소신 있게 판단했다”며 판결의 의미를 설명했다. 류 변호사는 “이 사건은 사실 1차 소송 파기환송심 사건에서 어느 정도 쟁점이 정리됐다”며 “여러 가지로 여론이 안 좋은 것이 있지만 법률적으로 따지면 재외동포 체류 자격을 거부할 사유가 없다는 부분을 명확하게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유씨가) 신청했던 비자 발급 신청이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라며 “그에 대한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류 변호사는 유씨에 대해선 “본인이 당연히 한국을 떠난 지 오래돼 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며 “이 사건을 통해 본인의 행동에 대해 너무나 가혹한 제재를 받았다는 걸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명예회복적 성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 사건을 자세히 알면 이렇게까지 미워할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 여론이 안 좋음에도 재판부가 소신 있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입국 금지와 체류 자격은 별개”라며 “판결문을 봐야겠지만 입국 금지 자체도 유지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을 것 같다. 법원 판결로 비자를 주라고 하는데 (정부가) 다른 이유로 들어 (입국을) 거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고등법원이 유 씨의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한 데 대해 “후속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 법무부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유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2심에서 이날 승소한 데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부 대상으로 8년째 이어온 ‘소송전’


유씨는 병역 의무를 피하려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가 2002년 한국 입국이 제한됐다. 이에 재외동포 비자를 받아 입국하려 했지만 발급이 거부되자 2015년 첫 번째 소송을 냈다. 1·2심은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지만 상고심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주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유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해 유씨가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유씨는 이후 비자 발급을 또 거부당했고, 이 처분이 대법원 판결 취지에 어긋난다며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외교 당국은 앞선 소송 확정판결이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로, 비자를 발급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발급을 거부했다고 맞섰다. 소송 1심은 대법원 판결 취지가 ‘비자 발급 거부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는 것이지, 유씨에게 비자를 발급해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며 유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당시 유씨의 대리인은 “원고는 단순 외국인이 아닌 재외동포로, 특별법에 따라서 지위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 국적 동포의 사증(비자) 신청·발급에 관해서는 출입국관리법보다 특별법인 재외동포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주 LA 총영사 측은 “재외동포도 기본적으론 외국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라며 “재외동포법에 의해 일정한 혜택을 받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출입국관리법 외 다른 법리가 적용된다고 볼 순 없다”고 반박했다.


재외동포법 제5조1항은 법무부 장관이 외국국적 동포의 신청에 따라 재외동포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어 2항은 법무부 장관이 병역 의무나 병역 면제 등을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이탈·상실해 외국인이 된 이들에 대해 체류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2항은 외국 국적 동포가 41세가 되면 체류 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고 명시했는데, 유씨의 경우 개정 전 법을 적용받아 41세가 아닌 38세 기준이 적용된다. 유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 재량과 관계없이 일정 연령이 지난 이상 입국 제한이 계속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총영사 측은 재외동포 역시 외국인이기 때문에 재외동포법에 따른 혜택과는 별개로 출입국관리법 적용을 달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총영사 측은 유씨가 비자 발급 신청서상 입국 목적으로 ‘취업’을 사유로 작성한 것을 두고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총영사 측은 “신청서 최종본을 보면 취업목적 부분이 체크 됐는데 원고의 입국 목적이 취업이란 것이 이 소송에서 주장하는 입국 목적에 부합하는가”라며 “입국 목적이 진실됐는지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했다.


당시 유씨는 변론 기일을 앞두고 자신의 SNS를 통해 “예나 지금이나 법적으로 따져보지도 않은 채 ‘병역기피’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국민을 선동하고 호도하는 언론들. 힘없는 한 개인에게 린치를 가해도 누구 하나 말 못 하는 무서운 사회”라며 “21년간 정부가 내린 결정이 그리고 내가 내린 선택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따져보지도 않은 채 언론에서 인민재판 하듯이 죄인 누명을 씌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21년이 넘게 입국을 금지하고 내 이름을 짓밟고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를 이간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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