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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기자, 양진호 회장 수사 관련 "검찰 거짓말했다. 사건 뭉갰다"(전문)

세계일보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박상규 기자가 양진호(사진) 한국미래기술 회장과 그를 수사한 검찰을 함께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1일 오전 박 기자는 페이스북에 "양진호 회장님, 오늘은 두개의 방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박 기자가 말한 두 개의 방은 양 회장의 집에 위치한 지하 다실과 양 회장의 폭행에 의해 섬에 은둔 중인 피해자 강모씨의 원룸이다.


박 기자는 "회장님이 때린 피해자 강씨를 만나러 간 날이 자주 떠오른다"라며 "배 타고 몇 시간을 가야 했던 곳은 세상의 끝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원룸에 살며 봉지 커피를 손수 타준 반면, 양 회장은 지하 다실에서 비싼 보이차를 따라주고 가격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박 기자에 따르면 강씨는 "커피라도 한 잔 하시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반해 가진 게 많은 사람은 '커피나 한잔 하자'고 말한다며 권유를 받는 사람의 입장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으며 양 회장을 겨냥했다.


박 기자는 양 회장이 모멸감을 준 강씨가 인터뷰 내내 눈물을 참으며 "회장님"이라고 존칭을 사용하는 착하고 순한 성품이었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이어 양 회장의 지하 다실에서 "많은 부당거래가 이루어졌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기자는 "한국 검찰이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살펴볼 예정"이라고도 예고했다.


그러면서 양 회장을 수사 중이라는 검찰 입장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무식한 나도 전말을 다 아는 사건인데, 똑똑한 검찰이 몇 년간 수사를 한다?"고 반문했다.


나아가 "수사를 한 게 아니라 사건을 뭉갠 것"이라며 검찰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빅 기자는 양 회장 수사를 했다는 검사와 만났다고도 전했다.


박 기자는 "(검사는) 2개월 전 수사했는데, '기억에 없다'고 한다"며 "회장님과 검찰 쌍으로 묶어 보도하겠다. 거짓말 하려면 검찰이랑 말 좀 맞춰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0일과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양 회장이 2015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직원 강씨를 폭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전해 충격을 안겼다.


31일에도 뉴스타파는 양 회장이 2016년 강원 홍천 소재 위디스크 연수원에서 개최한 직원 워크숍의 현장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양 회장이 활을 들고 살아있는 닭을 쏘고, 직원에게 활을 쥐여주며 닭을 잡게 하는 모습이 나온다. 활로 닭을 잡지 못한 직원에게는 벌칙으로 살아있는 닭을 일본도로 베도록 부추겼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13년 12월 동생과 지인을 동원해 아내와 외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학 교수 A씨를 때린 혐의(특수상해)를 받고 있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하고 약 4년이 지난 작년 6월 양 회장 등을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성폭력 사범을 대상으로 특별단속 중인 경찰은 지난 9월 영상물 유통 플랫폼인 웹하드 사업체들의 음란물 유통 혐의를 수사하면서 위디스크 사무실과 양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기존 음란물 유통 혐의와 더불어 이번 폭행사건을 별도로 수사할 방침이다.


세계일보는 1일 정확한 해명을 듣기 위해 한국미래기술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다음은 박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전문.


양진호 회장님, 오늘은 두 개의 방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회장님이 때린 강OO 씨를 만나러 간 날이 자주 떠오릅니다. 배 타고 몇 시간 더 가야했습니다. 그곳은 세상의 끝이었습니다.


강씨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의 끄트머리 한쪽, 원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많이 긴장해 있더군요. 그의 첫 말은 이랬습니다.


“커피라도 한 잔 하시겠어요?”


회장님, 저는 이런 말을 참 좋아합니다. “커피나”가 아니라 “커피라도” 한 잔. 회장님, 이 디테일한 차이를 아십니까?


가진 게 많아 내놓을 것도 많은 사람은 보통 “커피나 한 잔 하자”고 말합니다. 반면 내놓을 게 없는 사람은 “커피라도 한 잔”이라고 말합니다.


가진 게 없어도 뭐라도 주려는 그 마음이 저는 참 좋습니다. 봉지커피라도 한 잔 내놓으려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의 뒷모습을 저는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강씨의 뒷모습을 담았습니다.


강씨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참으며 말했습니다. 회장님, 이거 아십니까? 인터뷰 내내 강씨는 꼬박꼬박 이렇게 말하더군요.


“양진호 회장님은요...”


“회장님께서는...”


“회장님이…”


저라면 “이 새끼, 저 새끼”라고 칭했을 텐데, 강씨는 ‘님’을 생략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내면의 상처를 말할 때도 말입니다. 착하고 순한 사람입니다. 회장님은 그런 사람에게 모멸감을 준 겁니다.


강씨가 섬에서 숨어사는 동안 회장님은 람보르기니를 타고 질주를 하셨지요. 원룸이 아닌 넓은 회장님 집에는 다실이 따로 있습니다. 거기에는 최고가의 보이차가 있지요.


어떻게 알았냐고요? 봉지커피 한 잔이면 되는데, 굳이 비싼 보이차를 따라주더라고, 차만 주면 될 텐데 굳이 또 “이게 얼마 짜리다”라고 과시하면서, 차를 줬다고 누군가 말하더군요. 그게 누구냐고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그곳에서 많은 부당거래가 이뤄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것도 여기까지만.^^


회장님, 저는 강씨의 원룸과 회장님의 지하 다실을 자주 생각합니다. 봉지커피라도 한잔 주는 마음과, 보이차나 한잔 하라는 과시의 마음도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한국 검찰이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살펴볼 예정입니다. 어제 검찰은 거짓말을 했더군요. 회장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요.


그거 거짓말인 거 회장님이 더 잘 아시죠? 수사는 무슨 수삽니까. 그 사건이 몇년 동안 수사할 만한 일입니까. 무식한 나도 전말을 다 아는 사건인데, 똑똑한 검찰이 그 따위 걸 몇년간 수사한다고요?


수사를 한 게 아니라, 사건을 뭉갠 거지요. 회장님 수사했던 검사를 만난 적 있습니다. 그 검사님, 저에게도 거짓말 하더군요.


“기억나지 않습니다.”


2개월 전 수사했는데, 기억에 없다고 합니다. 이제 회장님과 검찰, 쌍으로 묶어 보도하겠습니다. 준비 잘하십시오. 거짓말 하려면 검찰이랑 말도 좀 맞추시고요.


나중에 들통하면 개쪽이니까요.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박상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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