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거야?' 카톡 보냈던 비아이, '마약 혐의' 일부 인정···양현석도 소환 임박
마약 구입·투약 의혹에 휘말린 아이돌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23)가 17일 경찰에 전격 소환돼 긴 시간동안 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비아이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마약과 관련한 의혹 가운데 일부를 인정해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됐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팀은 전날 오전 9시부터 대마초 구매와 흡연 의혹 등을 받고 있는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김씨를 상대로 경찰은 지난 2016년 지인인 A씨에게 대마초를 구해달라고 요구해 건네받았는지와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조사는 이날 오후 11시20분쯤까지 약 14시간동안 이어졌다.
김씨는 경찰조사를 마친 뒤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짧게 말한 뒤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경찰은 김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조만간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씨에 대한 경찰 조사는 지난 6월12일 A씨가 국민권익위원회에 김씨의 마약 관련 의혹을 공익신고한 것이 드러난 이후 약 100일 여만에 이뤄졌다. 경찰은 이와 관련 지난 16일 A씨를 불러 공익신고 내용을 분석하고 이날 김씨 소환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양현석 YG 전 대표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표는 김씨의 마약 의혹이 처음 제기된 2016년 당시 A씨를 회유·협박해 김씨에 대한 경찰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양 전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협박 및 범인도피 교사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A씨는 지난 2016년 8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비아이와 메신저 대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화에서 비아이는 ”너랑은 (마약을) 같이 했으니까”, “한번에 많이 사다 놓을까?”, “대량 구매는 할인 없냐”, “센 것이냐, 평생하고 싶다”라고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마약 구입·투약 의혹의 중심에 섰다.
경찰은 지난 2016년 8월22일 A씨에 대한 피의자 신문 조사에서 비아이와의 카톡 내용을 근거로 마약류인 LSD 전달 여부를 확인했다. A씨는 2016년 5월3일 마포구에 있는 아이콘의 숙소 앞에서 LSD를 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3차 피의자 신문에서는 ‘김한빈(비아이)이 요청한 건 맞지만 실제로 구해주진 않았다’고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약 3년이 지난 올해 6월 “진술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양 전 대표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며 권익위에 공익신고했다. 권익위는 A씨의 공익신고에 대해 자체 조사를 거친 뒤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이첩했다.
검찰과 경찰은 협의 끝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맡기로 결정해 현재까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