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함 머금은 뭉티기 한점···납작만두에 떡볶이···10味 맛보러 오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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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의 천국' 대구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왕거미식당’의 뭉티기. |
대구 수성구 국채보상로에 있는 ‘신천궁전떡볶이’. |
대구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간식거리부터 정갈한 한상차림까지 입을 즐겁게 만드는 맛집들이 많다.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며 대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숨은 맛집을 찾는 것도 여행의 색다른 재미다.
중구 중앙대로 약전골목은 1658년 조선 시대에 형성돼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한약 냄새를 맡으며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약전’식당을 찾을 수 있다. 전, 고등어구이, 각종 나물 등 상을 가득 채우는 반찬과 함께 ‘멍게돌솥비빔밥’이 유명하다. 멍게·해조류와 뒤섞인 밥알이 산초향 가득한 추어탕과 만나 입안 가득 산뜻한 풍미를 채운다. 가격은 1인분에 1만5,000원으로 저렴하지는 않지만 고즈넉한 한옥에서 든든한 한상차림으로 배를 채우고 싶다면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
‘대구 10미(味)’ 중 하나인 뭉티기도 먹어보고 가야 하는 음식 중 하나다. 얼지 않은 생고기를 어른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로 썰었다고 해서 뭉티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구 국채보상로에 있는 ‘왕거미식당’은 지난 1976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40년이 넘은 오래된 음식점이다. 한 접시에 4만원으로 참기름과 찧은 마늘, 홍고추로 만든 양념장에 적신 차진 생고기는 둘 혹은 셋이 술안주로 먹기에 부족하지 않다. 생고기인 만큼 뭉티기는 소를 잡는 평일에만 주문할 수 있다.
든든하게 배를 채워도 골목골목을 누비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허기지기 마련이다. 대구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도 많다. 납작만두와 야끼우동 등 대구 음식 외에도 떡볶이 맛집도 다채로운데, 수성구 국채보상로에 있는 ‘신천궁전떡볶이’도 그중 하나다. 과거에는 떡볶이, 튀긴 어묵 7개, 만두 모두 1,000원이라 시민들은 식당에 들어와 “천. 천. 천” 하고 세 메뉴를 주문했다고 한다. 지금은 만두와 어묵이 각각 500원씩 오른 상태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매콤한 소스, 은은한 카레향에 배가 불러도 자꾸만 손이 간다.
/글·사진(대구)=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