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뛰어내린 '12시간 도주극'…호송 규칙 어긴 틈 노렸다
<앵커>
경찰이 마약 피의자를 체포하고도 허술하게 감시하다 놓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파트 3층에서 뛰어내리며 달아났던 마약 피의자는 12시간 만에 다시 붙잡혔습니다.
TBC 황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상의를 벗은 50대 남성이 허겁지겁 달아납니다.
한쪽 팔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고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달리다 쓰러질 듯 휘청거립니다.
마약 투약 피의자 51살 A 씨입니다.
[주민 : (떨어지는) 소리가 엄청 컸어요. 그래서 저 사람 다쳤다 싶었는데 넘어지더니 다시 일어나서 뛰어가요. 경찰이 팔을 잡았어요. 옷을 잡았는데 옷이 다 벗겨지면서 떨어졌어요.]
A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것은 어제(16일) 오후 4시쯤.
구순 노모를 만나게 해달라고 애원한 A 씨는 경찰과 함께 모친 집에 갔다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아파트 3층 창문으로 뛰어내렸습니다.
경찰은 A 씨의 수갑 한쪽을 풀어준 상태였고 수사관 2명이 양쪽에 있었지만 도주를 막지 못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자기 아흔 살 노모 좀 보고 갔으면 좋겠다고 사정을 하니까 안 들어줄 수 없었던가 봐요. 사정이 그러니까… 그래서 노모 보여주고 나오는데 갑자기 그렇게 (창문으로 뛰어내렸습니다.)]
A 씨는 도주한 지 12시간 만인 오늘 새벽 5시 대구 두류공원 인근 A 씨 지인의 집 앞에서 잠복 중인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도주극은 12시간 만에 끝났지만 경찰은 가족 면접이 금지되고 수갑을 풀어줘서는 안 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호송 규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또 사건 발생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112신고가 접수됐고 그만큼 긴급수배가 늦어져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피의자 감시나 관리 소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 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