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급확산 브라질의 때늦은 후회…"카니발 취소했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는 브라질에서 올해 초 카니발 축제를 취소하지 않은 것을 탓하는 지적이 뒤늦게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카니발 축제는 지난 2월 15일(현지시간)부터 거리 행사가 열리면서 막을 올렸고, 축제 분위기는 3월 초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브라질의 유명 의사인 드라우지우 바렐라는 16일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올해 초 카니발 축제를 포함한 대규모 행사가 열리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렐라는 초기에 정보 부족으로 코로나19가 이처럼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하면서 정부와 보건 당국이 예방조치를 제때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바렐라는 "우리는 코로나19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낙관적 기대만 가졌다"면서 "브라질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도 신속한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카니발 축제가 열릴 당시 브라질에서는 보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변호인을 통해 카니발 축제를 취소해야 한다는 청원이 사법부에 제출되기도 했으나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리우데자네이루를 비롯한 6대 도시에만 3천600만 명이 몰리는 등 역대 최대 인파가 축제에 참여했습니다.
코로나19 위험은 카니발 축제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는 목소리에 묻혔습니다.
브라질 전국상업연맹(CNC)은 올해 카니발 축제 기간 매출을 지난 2015년 이래 가장 많은 2조2천200억 원대로 추산했습니다.
이와 함께 임시직이기는 하지만 2천540만 명의 고용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상황에서는 보건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는 과감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전날까지 코로나19 사망자가 1천736명, 확진자는 2만8천320명 보고됐습니다.
사망자는 지난 14일에 이어 전날에도 200명 넘게 늘었고, 확진자는 전날 처음으로 하루 만에 3천 명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기성 기자(keatsl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