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숨진 여아, 엄마와 바닷가 내려가 올라오지 않아

▲ 제주에 온 여아가 숨진 사건과 관련, 지난 2일 새벽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에서 딸을 안고 이불에 감싼 채 바다 쪽으로 향하는 엄마의 모습이 주변 상가 폐쇄회로(CC) TV에 찍혔다

제주 여아 사망사건 관련해 여아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들 모녀의 제주 행적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숨진 채 발견된 3살 A양과 A양의 엄마 33살 B씨가 제주에 온 후 머물던 숙소에서 번개탄을 피운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또 행적 중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난 2일 새벽 용담동 해안도로에서 계단을 통해 바닷가로 내려가는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이들 모녀는 지난달 31일 밤 8시36분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탄 뒤 한 시간 뒤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제주시 삼도동의 한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경찰은 B씨가 숙소에 2박을 하는 도중 욕실에서 번개탄을 피웠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사용 내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일 오후 B씨가 숙소 근처 마트에서 번개탄과 우유, 컵라면, 부탄가스, 라이터 등을 산 것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2일 새벽 2시 31분 B씨는 딸을 데리고 숙소를 나와 다시 택시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모텔 주인은 "퇴실하겠다는 말없이 이들이 떠났다"면서 "짐은 모두 모텔에 두고 갔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10분도 채 안 된 새벽 2시 38분 이들 모녀는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에서 내렸으며, B씨는 새벽 2시 47분 도로에서 바닷가 쪽으로 난 계단 아래로 딸과 함께 내려갔습니다.

이 모습은 도로 건너편 상가 CCTV에 잡혔습니다.

모녀가 바다 쪽으로 내려갔으나 이후 다시 도로 위로 올라오는 모습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이 내린 곳은 A양이 숨진 채 발견된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가와는 직선거리로 15㎞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A양은 앞서 지난 4일 저녁 6시 36분쯤 신엄리 해안가 갯바위에서 숨진 채 낚시객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A양은 지난 1일 경기 파주경찰서에 실종 신고된 B씨의 딸로, 같은 날 파주경찰서는 모녀가 김포공항으로 이동한 경로를 파악하고 제주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A양은 엄마·조부모와 함께 경기도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오늘 오후 숨진 A양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통해 폐 상태를 봤을 때 익사자의 전형적인 외형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망 시간은 경찰이 추정하는 실종 시간대와 비슷해 지난 4일로부터 48시간 전인 2일쯤 사망한 것으로 부검의는 추정했습니다.

경찰과 해경은 현재 실종 상태인 엄마 B씨를 찾기 위해 여아 시신 발견 지점과 용담동 주변 바다를 중심으로 해상에 연안구조정 등 선박 2척과 50여명을 동원해 수색하고 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