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독점 '친환경 플라스틱' 국산화…유아용품 적용 가능
▲ 투명도가 높은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 대면적 필름 |
일본이 독점한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은 울산 바이오화학연구센터 박제영·오동엽·황성연 박사 연구팀이 식물성 성분인 아이소소바이드와 나노 셀룰로스를 이용해 고기능성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만들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는 폴리카보네이트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환경호르몬 유발 물질인 비스페놀 A(BPA)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상용화한 건 일본의 미쓰비시케미컬이 유일했습니다.
화학연 연구팀은 포도당에서 유래한 화합물 아이소소바이드에 나노 셀룰로스 보강재를 섞는 원천 기술을 고안했습니다.
유사한 화합물끼리 서로 잘 섞이는 원리를 적용했습니다.
아이소소바이드와 나노 셀룰로스 모두 물을 좋아하는 성질(친수성)을 지녔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화학연 개발 소재는 일본산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입니다.
일부 측정값의 경우 석유 계열 폴리카보네이트보다도 높습니다.
인장강도(튼튼한 정도)는 93㎫(메가파스칼)을 기록했습니다.
현존하는 석유·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흔히 쓰이는 석유 폴리카보네이트 인장강도는 55∼75㎫, 일본 미쓰비시케미컬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는 64∼79㎫ 정도라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플라스틱 투명도를 나타내는 투과율은 93%를 기록했습니다.
완전히 동일한 실험 조건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상업용 석유 계열 제품(90%)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입니다.
이는 분산된 형태의 나노 셀룰로스가 소재 비결정성을 증가시켰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습니다.
비결정성은 원자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된 것을 말합니다.
비결정성 플라스틱은 투명하게 보입니다.
장기간 자외선에 노출되더라도 변색할 우려도 없습니다.
석유 폴리카보네이트와 달리 벤젠 고리가 없어서입니다.
예컨대 자동차 선루프나 헤드램프, 고속도로 방음 시설,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 외장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동물 염증 실험을 통해 독성 역시 낮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오동엽 박사는 "영유아가 입에 가져다 대도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정도"라며 "장난감, 젖병, 유모차 소재뿐 아니라 임플란트와 인공 뼈 등 의료 소재로 개발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 10월호에 전면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2019년 주목할 논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플라스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시중에 내놓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