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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해서"…'빨간 립스틱' 짙게 바른 남성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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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도 남성이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게 된 특별한 이유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일 인디아 익스프레스 등 외신들은 인도 콜카타에 거주하는 푸시팍 센 씨가 최근 가족 모임에 참석했다가 겪은 일에 대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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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 가족 모임은 센 씨의 가까운 친척들이 오랜만에 다 함께 모이는 자리였습니다. 센 씨의 어머니도 자신이 좋아하는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고 이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몇몇 친척 어른들이 센 씨의 어머니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54세인 어머니가 '나이에 맞지 않는' 빨간색 립스틱을 발랐다면서, "난잡해 보인다"는 등 폭언을 퍼부은 겁니다. 편견에 가득 찬 친척들의 말에 센 씨는 분노했지만, 함께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나서서 이들을 만류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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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씨는 다음 날 아침 자신의 얼굴에 짙게 화장을 하고 빨간색 립스틱을 발랐습니다. 그러고는 사진을 찍어 어머니를 질타했던 친척들에게 전송하면서 "좋은 아침입니다. 빨리 회복하시길 빌게요"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50대 여성이 빨간 립스틱을 바르는 것도 용납하지 못하는 친척들에게 남성인 자신이 진한 화장을 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속이 쓰릴 텐데 알아서 감당하라'는 일침을 날린 겁니다.


센 씨는 이 일화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정말로 화가 났던 이유는 따로 있다"고 했습니다. 부당한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자신의 부모님들을 말리지 않고 방관하던 어린 친척들에게 더 실망했다는 겁니다. 센 씨는 "평소 SNS상에서 각종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곤 하던 어린 친척들이 정작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침묵하는 모습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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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씨는 이어 "나는 온 얼굴이 수염으로 뒤덮인 남성이지만, 이렇게 빨간 립스틱을 발랐다. 사회의 억압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는 모든 어머니들, 자매들, 딸들과 연대하기 위해서다"라면서 " 나와 같은 남성들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당하게 괴롭힘당하는 모습을 볼 때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머니가 정말 자랑스러워하실 거다",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에서 소신을 밝히는 용기가 대단하다", "립스틱을 바른 모습이 아름답고 멋지다"라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Pushpak Sen' 페이스북, 'thebongmunda' 인스타그램)

이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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