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험' 15층 건물 들여다보니…설계와 다른 시공
서울 삼성동에 15층짜리 오피스텔이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입주자들이 부랴부랴 짐을 빼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균열이 발견된 건물 기둥이 설계와도 다르고 부실하게 시공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문제가 된 강남 한복판에 있는 지상 15층, 지하 7층 규모의 오피스텔.
그제(11일) 서울시가 실시한 긴급안전진단에서 건물 안전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아 입주자들에게는 긴급 대피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긴급점검에서 확인된 문제점은 기둥 모양과 시공 방식.
오피스텔 2층 중앙에 위치한 기둥은 원래 가로세로 90cm의 정사각형으로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지름 90cm 원형으로 지어졌습니다.
설계 원형인 정사각형 기둥에 비해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면적이 작아진 겁니다.
[최창식/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 단면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힘이 그만큼 줄어들겠죠. 100이면 80밖에 못 받는다는 거죠.]
또 기둥 안 철근·콘크리트 시공 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둥 안에 철근이 일정 간격으로 배치돼야 콘크리트가 그사이를 제대로 메우면서 두 자재가 단단히 결합되는데, 철근이 마치 다발처럼 안쪽에 조밀하게 시공되면서 철근과 콘크리트가 따로 노는 상태가 된 겁니다.
이 때문에 철근 안쪽을 메워야 할 콘크리트가 바깥에 시공되면서 피복이 두꺼워졌고 정작 하중을 많이 받는 내부 철근 콘크리트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시공사는 아직 정밀 진단 결과가 나오지 않아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설계 변경이나 부실 시공 여부에 대한 대답을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