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옷'의 재발견…'패션 천재'가 된 세탁소 노부부
처치 곤란 옷더미 속에서 80대 '패셔니스타' 부부가 탄생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4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타이완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83세 창완지, 84세 슈쇼얼 부부가 불과 한 달 만에 'SNS 스타'가 된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사진을 보면, 부부는 자신들의 일터인 세탁소를 배경으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셔츠 두 개를 겹쳐 입고 푸른 선글라스를 낀 할아버지, 체크무늬 치마에 베레모를 쓴 할머니 모두 남다른 패션 감각을 자랑합니다.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모델 아우라'를 뿜어내기도 합니다.
1959년 결혼한 부부는 타이완 타이중시에서 60여 년째 세탁소를 운영해 왔습니다. 두 사람은 손님들과 대화를 나눌 때 가장 행복해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찾아오는 손님들이 부쩍 줄자 점점 활력을 잃었습니다. 게다가 고령으로 특히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 만큼 야외 취미를 즐기지도 못하고 세탁소 안에만 머물러야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세탁소 일을 도와온 손자 리프 씨도 이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부모님에게 새로운 취미를 찾아드리려 고민하다가, 가게 창고에 쌓여있는 옷 수백 벌을 떠올렸습니다.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손님이 세탁소에 맡겼다가 깜빡하고 찾아가지 않아 버려진 옷들이었습니다. 리프 씨는 스스로 스타일리스트가 되어 조부모님이 이 옷들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돕기로 했습니다.
부부는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와 다양한 포즈로 모든 착장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리프 씨는 "할머니는 정말 모델처럼 사진 촬영에 임하신다. 할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를 항상 칭찬해주신다"라며 두 사람의 찰떡 호흡을 자랑했습니다. 창완지 할아버지도 "사진을 본 옛날 손님들이 옷을 찾으러 오면 좋겠다.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면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밀린 세탁비도 주면 좋겠다"며 미소지었습니다.
누리꾼들은 "이게 모두 헌 옷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20대인 나보다 감각 있어 보인다", "진짜 화보라고 해도 믿겠다"며 열광했습니다. 지난달 27일 개설한 SNS 계정은 팔로워 48만 명을 훌쩍 뛰어넘으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wantshowasyoung' 인스타그램)
이서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