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형제' 동생 끝내 사망…우리 사회에 남긴 숙제
<앵커>
지난달 인천에서 8살, 10살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집에 불이 나면서 중태에 빠진 일이 있었죠. 잘 회복 중이라는 얘기가 들려 다행이었는데 어제(21일) 8살 동생이 숨을 거뒀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홍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4일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10살과 8살 형제는 식사를 준비하다 난 불로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화재 당시 119 신고 녹취 : 안전한 곳으로 대피 가능하세요? 여보세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형제는 상태가 호전돼 지난 추석 연휴 일반 병실로 옮겨졌습니다.
이번 주 들어 형은 학교 원격수업을 가끔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고, 동생 A군도 의식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그제 오후부터 A군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호흡 곤란과 구토 증세로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결국 어제 오후 숨을 거뒀습니다.
[구청 관계자 : (음식 섭취) 튜브 뗀 상태에서도 식사할 정도로 상태가 많이 호전됐는데 갑자기 어제 오후에 구토하고 상황 안 좋았다고 합니다.]
A군은 화상 정도가 형보다는 덜했지만, 화재 당시 유독가스를 많이 들이마셔 장기손상이 심각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인천 미추홀구와 학산나눔재단은 형제를 위해 써달라며 모인 후원금 중 일부를 A군의 장례비용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돌봄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형을 따르며 밝게 자라온 A군.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사각지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우리 사회에 숙제를 남기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홍영재 기자 (y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