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기자부터 맥주회사 회장까지…'PD수첩', 故 장자연 접대 대상자 공개
[SBS funE | 강선애 기자] MBC 'PD수첩'이 故 장자연의 접대를 받았던 사람들을 공개했다.
지난 24일 밤 방송된 MBC ‘PD수첩’은 ‘故 장자연 1부’로 꾸며졌다.
2009년 일명 ‘장자연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자연. 신인배우였던 그는 소속사 대표가 부르는 유력 인사들의 접대 자리에 불려 다니곤 했다. 2008년도 확인된 식사와 술자리는 무려 30차례가 넘었다.
당시 장자연과 함께 접대에 불려 다녔던 같은 소속사 동료 김지연(가명) 씨는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경찰과 검찰 앞에서 13차례나 진술했지만 그 누구 하나 처벌받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장자연 사망 후 경찰은 넉 달간 수사를 진행했고, 참고인 118명을 조사했다. 장자연 문건에 나온 사람과 유족이 고소한 피의자 등 수사대상은 총 20명이었지만, 기소된 사람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단 두 명뿐이었다.
술자리에서 장자연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조선일보 출신 조 모 씨. 김지연 씨는 그에 대해 “테이블에 올라가 노래 부르며 춤추고. 내려올 때, 그분이 잡아당겨 무릎에 앉혔다. 언니(장자연)가 일어서려니까 강압적으로 다시 앉혔고, 신체 부위도 막 만지고 그랬다. 참석인원 중에 가장 어려 보였는데 어느 누구 하나 화를 내는 사람이 없었다”라고 기억했다.
전직 조선일보 기자로 퇴사 후 정치에 뛰어들어 2004년 총선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던 조 씨. 그의 부인은 검사였다. 'PD수첩' 제작진은 조 씨를 직접 찾아갔다. 주차장에서 질문 공세를 퍼붓는 제작진에게 그는 “지금 제 공간을 침범하신 거다. 법적으로 문제 삼겠다. 나중에 법원에서 봅시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PD수첩’은 장자연이 유명 드라마 PD 정 모 씨와 태국 골프여행에 동반했던 사실도 밝혔다. 당시 태국 숙소에 정 감독과 장자연만 남기고 나머지는 50km 떨어진 다른 곳으로 옮겼던 일도 전했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골프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갔다. 그게 접대인가?”라고 반문하며 “개똥 같은 소리하지 말라 해라”고 화를 냈다. 그는 장자연과 골프는 쳤지만 어느 접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은 또 주류업계 회장 박 모 씨가 장자연과 필리핀 동반 여행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출입국기록 확인 결과 박 회장과 장자연은 2008년 1월 17일 같은 항공편으로 필리핀에 도착했고, 3일 후 다시 같은 항공편으로 필리핀을 떠났다. 경찰은 박 회장이 100만원짜리 수표 10장, 총 1000만원을 장자연에게 전달한 걸 확인했다. 이에 대해 당시 박 회장은 “김밥 잘 만들어 줬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자연과 그의 가족 명의로 된 통장에 총 1억원 가량의 수표를 입금한 사람은 20여 명으로, 재미교포 사업가, 맥주회사 사장, 법원 관계자가 포함돼 있었다. 거액의 수표가 입금됐고 대가성이 의심됐지만, 경찰은 이 수사를 내사 종결했다.
고인의 로드매니저를 했던 이 모 씨는 30~40대로 보이는 젊은 조선일보 방 사장에게도 장자연이 술접대를 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그 술 접대 날짜는, 장자연의 어머니 기일이었다. 매니저 이 씨는 당시 장자연이 술 접대 도중 잠시 밖으로 나와 “어머니 기일에도 접대하고 있다”며 한참을 울었다고 기억했다.
[사진=MBC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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