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故 장자연 "힘 없는 나를 죽여버리겠대" 음성 공개…그녀 죽게 한 성접대 카르텔은?
[SBS funE ㅣ 김효정 에디터] 장자연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이들은 누구일까?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故 장자연 문건을 둘러싼 사건에 대해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故 장자연 문건 미스터리- 누가 그녀를 이용했나?'라는 부제로 지난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자연 사건에 대해 추적했다.
지난 2009년 3월 7일. 신인 배우 장자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우울증에 의한 단순 자살로 알려졌지만 얼마 후 그녀의 소속사 전 매니저였던 유 씨가 이른바 '장자연 문건'을 공개하며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장자연의 자필로 쓰인 '장자연 문건'에는 소속사 대표가 각종 술 접대와 성 접대를 강요했다는 내용이 쓰여있었다. 특히 접대 인물은 정치인, 언론인, 기업인, 금융인, 연예계 종사자 등 사회적으로 힘이 있는 이들이었기에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당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던 이들은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전 현직 매니저를 제외한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아 충격을 안겼다.
특히 그녀에게 성접대와 술접대를 강요한 소속사 대표는 폭행죄가 적용되어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의 경미한 처벌로 끝났다.
그리고 제작진은 장자연 씨가 자살 하루 전 날 동료와 통화를 한 음성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공개된 음성 녹음 속 장자연은 "나는 잘못한 거 회사에. 회사에서 하라는 거 그대로 충실히 다 하고 있잖아. 난 누구도 없고 백도 없고 아무도 없어"라고 자신은 힘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
또한 장자연은 "이제 정신병 약으로도 해결이 안 돼. 죽이려면 죽이라고 해. 나는 미련도 없어요"라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그리고 장자연은 동료를 향해 "네가 모르는 게 있어. 김 대표님이랑 OO이 지금 나한테 먼저 어떤 짓을 시작했어. OO 사장님은 이미 엄청난 말들과 엄청난 입을 가지고 장난을 쳤어. 내가 무슨 늙은이를 만났다는 둥, 어쨌다는 둥 별의별 이야기를 다 하면서 그쪽에서 연락이 와서 나를 죽여버리겠대. 난 아무 힘도 없고, 사장님의 횡포에 대응할 힘도 없는 그런 사람이다"라고 두려움을 토로했다.
당시 장자연 문건에 직접 명시되어있던 '조선일보 방 사 사장과 방 사장의 아들'. 이들의 이름을 공개한 이종걸 의원은 조선 일보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해 4년에 걸친 재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종걸 의원은 "국회의원도 이렇게 당하는데 일반 국민이라면 어떨까, 이 사건을 보면서 참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문건과 목격자 진술을 통해 조선일보 방 사장과 그의 아들이 장자연과의 만남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장자연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방 씨 부자의 진술을 받아들여 이들에게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내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이후 방 씨의 지인으로부터 장자연과 만남을 가졌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방정오 씨는 서면답변을 통해 "2008년 10월 이후 장자연을 만나거나 연락한 적도 없으며 장 씨에 대해 진술을 한 사람과는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친분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경찰은 방 씨 일가에 대해 부실 수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당시 검사에 대한 입장도 들었다. 당시 검사는 외압의 개입에 대해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라고 외압이나 부실 수사에 대해 부인했다. 또한 조선일보가 방 씨 일가에 대해 잘못된 보도를 한 것에 대해서도 "모른다. 그건 잘못된 거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제작진은 방용훈에게 중요한 인물이자 방 씨의 일가에 유리한 진술을 한 광고 대행사 사장 한 씨를 찾았다. 수소문 끝에 한 씨와 만난 제작진. 제작진은 한 씨에게 "검찰에서 조사받지 않았냐. 경찰에서는 왜 자진해서 갔냐. 조선일보 측에서 보낸 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한 씨는 "왜 그래. 당신한테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 SBS고 뭐 XX이 XX 웃기는 XX네"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또한 그는 "난 장자연이를 알지도 못해. 모른다잖아. 똑바로 해 이 XX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장자연 문건에서 성접대와 술접대를 강요한 이들은 모두 "자신은 장자연을 모른다"라고 진술하고 있다. 또한 방 씨 일가, 김 대표와도 관련된 광고 대행사 한 씨는 최근 진상 조사단에서 새로운 진술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방송은 진상 조사단이 진위를 밝히기 위해 힘써달라 당부했다.
또한 김 대표는 "업무상으로 연관되었을 때만 술자리와 식사에 참석시켰다. 특별 오디션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술자리 강요는 없었다. 싫으면 본인이 안 오면 되는 것이지만 본인이 직접 온 것이다"라고 진술했다.
그리고 지난해 진상 위에서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조 씨가 조사를 받게 됐다. 이는 윤지오의 증언에 따른 것이었다. 윤지오는 "신문사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그런 짓을 할 사람이라면 대표다라고 생각했던 뿐이다. 그러다가 집에 있는 명함을 갖다 드린 거다. 그리고 처음 보여준 사진에는 조 씨가 없었다. 내 기억 속 인물을 명함을 토대로 하다 보니 다른 인물을 지목한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는 "장 씨가 어떻게 추행을 당했는지 일관성 있게 진술을 하고 있다. 그리고 홍 씨에서 조 씨로 진술이 바뀌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충분히 납득하도록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엽적인 걸로 일관성이 없다고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몰아가기에는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라며 윤지오의 말에 귀를 기울여달라 당부했다.
그리고 당시 검사는 김 대표에 대해 강요죄가 적용되지 않은 것에 대해 폭행 협박의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 행위 등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고 밝혔다. 만일 장자연이 가기 싫다고 말만 했어도 됐을 거다 라며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이에 전문가는 "여기에 왜 전속계약서를 빼냐. 가장 중요한 증거가 여기에 있다"라고 말했다. 장자연의 전속 계약서에는 '을은 방송활동, 프로모션, 각종 인터뷰 등 갑이 제시하는 활동을 전적으로 수락해야 한다'라는 조건이 적혀있었다. 특히 장자연은 술자리에 가는 경우에도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손질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청구했다고 한다. 이는 장 씨가 술자리에 참여하는 것도 연예활동의 일환으로 여겼다는 부분이다. 또한 전속 계약서에는 '개인비용은 을이 부담한다. 의무사항을 위반할 시에는 위약벌금이 1억 원', '갑과 을의 이견이 있을 경우 갑의 해석이 우선시 된다'라는 조항까지 있었다.
방송 전 연예계 관계자 한 사람이 제작진을 찾아왔다. 그는 "장자연이라는 배우가 있다. 술자리나 이런 접대에 많이 나가고 그걸 관계로 해서 일종의 사실확인서가 만들어졌다는 소문이 퍼졌다. 장자연이 죽기 직전에 이미 퍼졌다"라며 "장자연이 그게 문제가 되니까 달라고 했는데 유 매니저가 안 주고 '시끄럽다, 앞으로 더 시끄러워질 거 같다'라는 말을 당시에 들었다. 배우 생활은 죽어도 할 수 없고 본인이 그때 받았을 공포감, 두려움은 상상 이상이었을 거다"라고 진술했다. 또한 그는 장자연이 남긴 메시지에 대해 "그런 부분은 아마 제 생각에는 OO대표 이야기일 거다. 김 대표하고 대화가 있었을 거다"라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김 대표가 주로 다니던 바, 마담, 실장, 그런 자리가 이루어지는 게 그걸 만드는 사람이 김 대표는 한두 번 했을 수 있지만 매일 같이 이루어지는 건 마담들이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는 연예계와 재력가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성접대 카르텔의 연결 고리라고.
또한 경찰은 "장자연한테 수표로 돈 준 게 입금되어 있어서 보니 어려운 연예인한테 후원금을 줬다고 하더라. 그때 후원회를 치니까 웬만한 정재계가 다 나오더라. 돈을 왜 줬냐고 하니까 후원금으로 줬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만약 10년이 지난 지금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수사 기관이 그때와 똑같은 판단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장자연은 힘 있는 소속사와 불공정 계약을 한 신인배우였고 그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많은 술자리 때문에 수면제로 달래야 했다. 미투가 허용되는 세상이었다면 우리는 사건의 실체뿐 아니라 배우 장자연의 이름 역시 더 그녀 다운 모습으로 기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검 과거사 진상 조사단은 오는 5월 장자연 사건에 대한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방송은 조사가 마무리되기 전에 김 대표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기를 부탁했다. 김 대표에 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만 사회 유력인사들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의혹도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배우의 꿈을 다 펼치지 못한 채 안타까운 생을 마감한 故 장자연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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