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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월간산

울진 통고산이 특별한 이유는 ‘국가대표급 공기’

푸른 하늘의 날 맞이 전국 공기 맛집

9월 7일은 ‘푸른 하늘의 날’이다. 비교적 최근인 2019년에 지정된 기념일이라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날이다. 그런데 무려 UN 공식 기념일로 꽤 권위가 있다. 제안한 국가는 바로 우리나라. 우리나라가 제안해 지정된 첫 UN 공식 기념일이다. 미세먼지로 고통 받는 현대인들에게 대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청정대기를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다.


푸른 하늘을 만나려면 물론 날씨 운이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대기오염이 없어야 한다. 즉 공기질이 좋은 도시를 찾아야 한다. 직접 기상청에서 대기질을 체크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이런 도시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공기청정협회가 주관해 2016년부터 매년 ‘굿에어시티Good air city’를 선정하고 있다. 국가가 인증한 청정공기를 지닌 지역의 대표 명산에서 ‘푸른 하늘’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통고산 정상부 일원.

통고산 정상부 일원.

2022년 경상북도 울진군 - 통고산

울진은 저탄소 청정에너지인 원자력이 주력산업이면서 ‘등허리 긁어 손 안 닿는 곳이 울진’이라는 농담이 전해지는 오지다. 덩달아 지자체에선 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 및 충전인프라 구축,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매연저감장치 부착 지원,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의 노력도 기울였다. 공기질이 좋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그래서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적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울진을 대표하는 명산으로는 통고산(1,067m)이 있다. 통고산은 오염되지 않은 원시림이 가장 큰 자랑거리다. 특히 산꾼들 사이에선 여름 명산이라 평가받는다. 깊은 산중의 원시림에서 사방팔방으로 난 계곡으로 시원한 물줄기가 콸콸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여름 피서기에는 통고산자연휴양림의 인기가 어마무시하다. 


올해 9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덥고 습할 것이라는 예보가 전해진다. 그러므로 여전히 통고산의 가치는 퇴색되지 않을 전망이다. 산행은 휴양림을 기점으로 정상까지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원점회귀가 가장 선호된다. 왕복 10km로 4~5시간쯤 걸린다. 

칠보산 능선의 소나무. 뒤로 보이는 봉우리(678m)는 각연사의 북쪽을 감싸고 있다.

칠보산 능선의 소나무. 뒤로 보이는 봉우리(678m)는 각연사의 북쪽을 감싸고 있다.

2020년 충청북도 괴산군 칠보산

충북 한가운데 위치한 괴산은 물 맑고 공기 좋기로 본래 유명한 곳이다. 화양구곡을 포함해 곳곳에 계곡과 강이 흐르고 동남쪽으로는 백두대간을 면하고 있다. 군은 건강 취약계층 미세먼지마스크 보급사업 등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고, 향후 수소충전소 및 수소자동차 확대 계획을 갖고 있어 굿에어시티로 인정받았다.


독보적인 명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루두루 다재다능한 산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칠보산(779m)이다. 깨끗하고 시원한 쌍곡구곡과 곳곳의 실폭포, 화려한 능선과 시원한 백두대간 전망까지 산행의 즐거움이 꽉 차 있다. 


산행은 보통 떡바위에서 시작한다. 바위 모양이 떡시루처럼 널찍하다 하여 이름 붙은 곳이다. 이어 문수암, 청석재를 거쳐 칠보산 정상에 오른 후 활목재를 경유해 절말(쌍곡폭포)로 내려오면 된다. 전체 7km, 약 4시간 걸린다. 속리산국립공원구역에 속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도봉산 일출. 사진 한국산악사진가협회 배영수 총무이사.

도봉산 일출. 사진 한국산악사진가협회 배영수 총무이사.

2019년 서울시 도봉구 도봉산

서울시가 공기가 좋다면 다들 의아하겠지만 도봉구는 좀 특별하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자치구 특화사업에 선정되기도 했고, 어린이집·다중이용시설 151개소에 실·내외 미세먼지 신호등을 설치하거나 실내벽면녹화사업도 했다. 그런 노력 끝에 서울시 최초의 굿에어시티가 될 수 있었다.


자연 환경도 좋다. 서쪽엔 지역구의 이름을 딴 도봉산(740m)이, 동쪽엔 수락산이 자리 잡고 있다. 도봉산은 북한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뭇 서울 산꾼들, 특히 암릉 산행 마니아들의 사랑을 수십 년 동안 받아오고 있다.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나 있어 어딜 기점으로 시작하든 그럴듯한 산행 궤적을 그릴 수 있다. 도봉탐방지원센터에서 다락능선과 포대능선을 잇고 원점회귀하는 7.4km의 짧은 코스도 가능하고, 1호선 망월사역에서부터 출발해 주능선에 올라타고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까지 종주하는 16km의 장거리도 좋다. 다만 일반적인 산행과 달리 좁은 암릉길이 많아 상습정체구간도 있고, 산행속도도 내기 어려우므로 시간을 평소보다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덕유산 중봉에서 바라본 산그리메.

덕유산 중봉에서 바라본 산그리메.

2018년 전라북도 무주군 덕유산

한국지리를 공부했다면 ‘무진장’을 모를 수 없다. 무주, 진안, 장수를 묶어 부르는 말로 해발고도가 높은 분지이며, 통영대전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내륙 한가운데면서도 마치 섬처럼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오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붙은 별칭이다. 그러니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청정지역이다. 더불어 대기배출시설 및 비산먼지 사업장에 대한 정기 지도점검과 도시 숲, 명상 숲 조성 등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덕유산(1,614m)이 무주를 대표한다. 푸근한 이름처럼 부드럽게 굴곡진 산릉과 이에 맞서는 성난 산봉, 거대한 해일처럼 위압적으로 솟구치는 산릉 등 멋진 산그리메를 볼 수 있는 산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간단히 정상을 다녀올 수 있는 것도 엄청난 이점이다.


우직하게 걸어서 덕유산을 만나는 방법도 있다. 구천동탐방지원센터에서 신록이 아름다운 구천동계곡의 인월담, 안심대, 백련사를 지나 향적봉까지 오르는 편도 8.5km 코스다. 소요시간은 3시간.

억새가 아름다운 무등산에서 광주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억새가 아름다운 무등산에서 광주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2017년 광주광역시 무등산

광주는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한 굿에어시티다. 전국 최초 시민참여형 탄소은행제 운영, 그린빗물인프라 조성, 저탄소 녹색아파트 등 대기질 관리 사업을 역동적으로 추진했고, 이미 2011년부터 전기자동차 선도도시로 지정돼 있던 덕도 봤다. 광주는 역시 무등산(1,186m)이다. 대표 코스는 증심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새인봉, 서인봉을 지나 서석대에 이르는 편도 6.2km다. 3시간 30분쯤 걸리며 무등산의 하이라이트를 빠르게 돌아볼 수 있어 인기가 매우 높다.


푸른 하늘의 날 외에도 9월에 무등산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바로 정상이 상시 개방되기 때문이다. 무등산 정상은 1966년부터 공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바 있다. 그래서 등산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는데 지난해부터 국립공원공단과 군부대가 상호 협조해 일부 구간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일부 철조망 위치를 변경해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현재 공사 중이다. 9월 23일 개방 예정이다.

11월 절정기의 사자평 억새.

11월 절정기의 사자평 억새.

2016년 경상남도 밀양시 영남알프스

밀양은 대기질 향상을 위해 시내 해천구에 자생하는 생물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을 356억 원을 들여 복원해 대기오염 물질을 자연친화적으로 정화시키고, 시가지에 가로수 1만3,972본을 심어 굿에어시티로 선정됐다.


밀양의 명산은 영남알프스를 빼놓고 얘기할 순 없다. 케이블카를 타면 바로 하늘에 맞닿아 버릴 수 있고, 체력에 따라 같은 산에서도 초급, 중급, 고급 코스를 나눠 탈 수 있다.


밀양얼음골 케이블카를 타면 상부정류장에 내려 천황산(1,189m) 정상까지 4.3km다. 등산로라고는 하지만 완만한 능선길이라 2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이어서 재약산(1,119m)~사자평 억새군락지~고사리분교 터를 거쳐 표충사로 하산하는 것이 영남알프스 밀양 코스의 정석이다. 12km 정도 되며 5시간 이내 소요된다. 중간에서 빠지는 길은 천황산~재약산 중간 지점인 천황산 1코스가 있고, 천황산에서 바로 내려서는 천황산 밀양 3코스도 있다. 체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사자평 억새는 늦가을에 가장 화려하지만 9월 중순에도 제법 모습을 보인다.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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