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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서만 만날 수 있어 더 좋은 젓국갈비 – 왕자정묵밥집

‘꼭 맛보여주고 싶다, 이건 100% 강화도 음식이다.’ 고려궁지 옆의 왕자정묵밥집으로 우리를 이끈 분의 말씀이었다. 물론 그 말이 아니더라도 강화나들길을 걸으며 꼭 한 번은 먹어보고 싶은 것이 강화도 음식인 젓국갈비였다.

 

“아무래도 강화도 지역이 황해도 연백이나 개성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 쪽의 음식 방식이지 싶어.”

 

생각해보니 그럴 것 같았다. 남쪽과 비교한다면 훨씬 슴슴하고 말갛게 국물을 내는 것이 북쪽의 음식이다. 즉 자극적이지 않다. 그런데 거기에 돼지갈비와 새우젓은 또 무슨 조화랴. 가만히 기억을 되짚어보니 돼지로 육수를 내는 슴슴한 북쪽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있다. 몇년 전 백령도에 취재차 들렀을때 맛 본 백령도 사곶냉면이다.

강화도에서만 만날 수 있어 더 좋은

백령도 사곶냉면. 돼지뼈로 육수를 내고 잡내를 없애기 위해 생강을 사용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백령도의 냉면도, 모르고 먹으면 돼지뼈 육수라 알 수 없을 정도이다. 코를 들이대고 한 껏 들이마셔야 나는 듯 마는 듯 했던 돼지의 그 향은 구수함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돼지갈비로 말갛게 끓인다는 그 젓국갈비가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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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 가득 강화도의 산과 들에서 난 반찬이 차려지고 젓국갈비가 올라간다. 맑은 국물에 배추와 무, 어슷 썬 호박, 그리고 이 집에서 직접 만든 손두부가 올라가 떡 하니 자리잡는다. 배추와 파, 무에서 나온 국물이 얼마나 시원할지야 이미 머리 속에 그려지고도 남는다. 젓국갈비에 이 집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묵밥까지 차려지니 정말로 강화도를 대접받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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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끓어오른다. 국물속에서 피어오르는 돼지갈비의 구수함과 채소의 시원함, 그리고 그 안에 스며든 새우젓의 감칠향이 기다리는 사람을 감질나게 만든다. 매콤한 향이 얼핏 스치는 것을 보니 칼칼함을 더 하기위해 고추도 넣었다. 시원하고 맑은 국물에 칼칼함이 더해진다면 술을 좋아하는 이가 이 음식을 어찌 멀리하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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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한 국자 받아 국물을 떠 마셔보니 예상을 뛰어넘는다. 기억속에 비슷한 맛을 찾으라면 쇠고기뭇국이다. 그렇지만 가지고 있는 풍성함과 깊은 맛은 비견할 바 아니다. 잡내를 없애기 위해, 그리고 육수도 내기위해 돼지갈비는 아마 한 번 삶아서 다시 끓여내었을 것이다. 그래서 혹여 걱정한 것 같은 냄새는 전혀 없다. 게다가 돼지고기와 궁합 좋기가 춘향이와 이몽룡 저리가라 할 정도인 새우젓,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그 강화 새우젓이 들어가니 국물에서 느껴지는 깊이와 감칠맛은 탄성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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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대접을 들이키고 순무 김치를 씹으니 또 그 톡 쏘는 맛과 숨겨진 달큰함이 입 안을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다음 대접이 준비되었다는 소리다. 길을 걷는 이유야 많고도 많겠지만 이 앞을 지나는 강화나들길 구간은 이 젓국갈비를 위해서라도 걸을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충분히 미식순례로 삼을만한 맛이다. 그래서 이 맛이 오롯이 강화도에만 계속 남아있기를 바란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강화도를 찾는 이에게만 보여주는, 숨겨진 보물처럼 말이다.

  1. 왕자정묵밥집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북문길 55 / 032-933-7807
  2. 메뉴 : 묵밥 7,000원, 묵전 7,000원 , 묵무침 10,000원, 젓국갈비 ( 大 30,000원 / 中 23,000원) 등
  3. 영업시간 : 매일 10:00 ~ 22:00 (명절휴무)
  4. 주차가능

by 장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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