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서울의달’ 제비 역할 맡았던 레전드 배우 근황
‘서울의 달’ 천호달을 기억하시나요? 극중 역할은 ‘제비’ 였지만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어설프고 겁도 많지만 정이 있었던 남자였죠. 이후 ‘남자답게 사는 법’ 이라는 히트송도 내시며 가수로서도 활약하고, 각종 예능이나 CF에서도 종횡무진이었던 김영배님을 만났습니다.
‘서울의 달’ 천호달 역할..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 대표작이니까 ㅎ새끼 제비 역이었으니까요 ㅎㅎ 아무래도 조금 비주얼적으로도 싸모님들한테 신경을 써야되니까 ㅎ난 코는 괜찮은데 눈이 좀 작아. 그래서 쌍커풀 테이프 붙이고 그랬죠.
‘서울 대전 부산 찍고~’ 유행어의 장본인
그게 어떻게 나오게 된 거냐면 한석규한테 춤을 제가 가르쳤잖아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스탭을 밟으면서 왕복을 할 정도는 돼야 어느 정도 캬바레에서 쪼오끔 풀 수가 있다. 자 봐봐. 서울~ 대전~ 대구~ 찍고~ 부산 붙이고~ 터닝~” 그래서 이게 방송 다음 주부터 유행이 됐죠 ㅎㅎ 제 노래가 될 뻔 했어요. 작곡가분이 저한테 와서 “서울대전대구부산 노래를 발매를 하자” 라고 하셨는데 ‘너무 장삿속이지 않느냐’ 싶어서 ㅋㅋㅋ
‘제비스타일’도 눈길을 끌었어요.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새벽부터 돌아다니면서 그냥 화려한 거는 다 골라가지고ㅎㅎ.. ‘우리는 백의 민족이다’ 해서 하얀 옷 딱 입고 그랬어요ㅎㅎㅎ 이거 화투를 딱 후배들 하고 싸우다가 “너 나한테 반말해? 너 그러다 한 번 크게 당한다? 너 이리 와!” 하고 화장실 가서 다음 장면 딱 나오는데 “내가 흰 옷만 아니었으면 내가 무릎 꿇겠는데”ㅋㅋㅋㅋㅋ 이랬죠.
새끼 제비 역할을 하다가 너무 원성이 자자했어요. MBC로 막 전화가 엄청나게 .. “전국민을 캬바레 출입하게 만드냐” 그래가지고 그 때 중간에 잠깐 빠졌어요. 한 2개월 빠졌었나? 그 다음에 드라마에 다시 등장을 했는데 …ㅋㅋㅋ 도로공사 소속 병목현상 관리과. 알죠? 도로에서 오징어 파는 ㅎㅎ 그렇게 다시 등장을 한 거예요. 이제 제비족 청산하고 ㅎㅎ 새롭게 딱~ 마스크 쓰고 모자에다가 ‘2000원’ 딱 써놓고. 제 구역에 싸부 김용건 선생님이 싸가지고 와서 장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경찰에 고발해버렸잖아요.
촬영을 실제 옥수동 달동네서 했다고..
그 현장에 매일 갔었죠. 금싸라기 땅이 됐죠, 지금은. 요즘에는 그런 서민적인 드라마가 거의 없잖아요. 달동네에서 소시민들이 살아가는 가난하지만 따뜻하고 훈훈한 서민적인 드라마가 요즘 없는 게 좀 아쉬워요.
워낙 친근한 캐릭터였어요.
‘한 지붕 세 가족’을 했거든요. 7년 간 출연을 했어요. 팔복이라는 캐릭터가 불쌍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하고… 강남길씨하고 같이 실업자로 계속 직장도 못 얻고 왔다갔다 하다가 나중에는 무명가수로..ㅎㅎ 처음 합류할 때 에피소드가 있는데 삭발하는 배역이었어요. 짝사랑도 안되고, 직장 취업도 안 되고 그러니까 “구도의 길을 걷겠다”하고 머리를 딱 삭발을 하는 거예요. 원래는 단편 출연하는 역할이었는데 그때부터 고정 출연이 됐죠. 엔딩 장면에 딱 나와가지고 친구한테 “야~ 도서관 가자” 그러니까 “야 너 절 들어간다며?”ㅋㅋ
‘짱구 아빠’ 닮은 꼴로도 유명해요.
얼굴이 길잖아 ㅎ 눈구멍이 좀 작잖아 ㅎㅎ 눈썹은 진하고 머리숱은 많고 ㅋㅋ
활동이 뜸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드라마를 안 하려고 한 게 아니고 노래를 하다보니까요. 보통 한 달, 두 달, 석 달 막 이렇게 스케줄이 픽스가 돼요. 스케줄이 꽉 차니까 드라마 다음 달 거, 이게 안 되는 거야. PD분 한테 드라마 연락이 오는데 방송국 쫓아 가가지고 “죄송합니다. 이거 제가 뭐.. 안 하고 싶은 게 아니고, 스케줄이 너무 꽉 차고 취소할 수도 없고.. 사과드립니다.” 이렇게 오히려 가서 사과하고… 주말드라마 주인공 역할까지도 들어왔었어요. 미치겠더라고 그냥, 그때.
마지막 활동이 2015년.. 그 이후가 궁금해요.
방송활동은 좀 뜸했죠. 남자들 배역이 나이든 역할들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지인이랑 같이 하나 사업을 하고 있는데, 애견 쪽 사업이에요. 캠핑도 하고, 애견 수영장도 하고, 그런 테마를 지금 준비하고 있어요. 또 얼마 전에 소속사에 들어가서 이제 본격적으로 노래도 하고, 드라마도 하고, 영화도 하고, 불러주시면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려요.
나이는 들어가지만 열심 활력있게 여러분과 같이 호흡하고 싶습니다. 여러분 사랑해주세요~♡
가난하지만 따뜻하고 훈훈한 서민적인 드라마가 요즘 없는 게 좀 아쉬워요.
다른 인물들의 근황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