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고 싶어요” 언프리티 출연 후 도를 넘은 악플로 SNS 끊고 잠적한 길미
싸이월드 감성 시절 미니홈피 BGM을 씹어 먹던 독보적인 감성 소유자 길미. 그녀의 애절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몇 년째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데요. 그녀는 데뷔곡 ‘러브 컷츠’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며 여러 쟁쟁한 가수들의 피처링과 함께 그녀의 음악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음원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그룹 클로버 활동을 통해 그녀의 음악 스펙트럼을 더욱 넓혀나갔고 2015년에는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하며 새로운 도전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 후 2019년 앨범을 마지막으로 그녀의 활동을 보기 힘들었는데요. 노래면 노래 랩이면 랩 만능 가수 길미를 만나봤습니다.
길미의 음악, 특유의 색깔이 있었어요.
네, 약간 슬픈 랩 ㅎㅎ 싸이월드 도토리 도둑으로 그 시절에 활동을 많이 했었죠.
데뷔곡 ‘러브 컷츠’부터 인기였어요.
노래를 “떠나지 말아 쪼우~” 이렇게 불렀었는데 프로듀서님이 시켰던 거예요. 그 당시에는 집에 가서 막 울었었는데 ㅎㅎ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잘 한 결정인 거 같아요. 역시 프로듀서는 프로듀서인 것 같아요.
‘사랑은 전쟁이다’도 명곡이죠.
아웃사이더 씨와 함께 했던 노래인데 무대 활동보다는 ‘음원 가수’ 느낌이었죠. 케이윌 씨도 ‘미안해 사랑해서’ 피처링을 해주시면서 여러 가수분들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당시에 음악방송 무대에 서야 하니까 아침부터 방송국에 오시잖아요. 약간 그런 거에 되게 미안해하는 타입이라 정말 감사하고 어쩔 줄 몰라 했던 생각이 나네요.
도토리 수익은 얼마나 됐었는지.
저는 몰라요. 음악 하시는 분들이 실리에 너무 약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거 막 쫓아서 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계산을 너무 못 하는 편인 것 같아요.
클로버 활동,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창 활력 있을 때인데 양쪽에서 알아서 받쳐주니까 무대를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정말 재밌게 할 수 있었어요. 가사 같은 것도 서로 막 게임하듯이 “나 두 마디 썼어” 하고 보내면 “나도 두 마디 썼어” 이러면서 시너지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은지원이 설립한 GYM 엔터, 1호 가수
1호 가수이자 마지막 가수 아닌가요? ㅎㅎ 오빠가 “이번에 회사를 새로 차렸으니까 그냥 같이 하자” 이렇게 손을 내밀어 주셔서 정말 감사했었죠.
실제 성격은 미디어 속 모습과 다른 듯해요.
성격도 세 보이고 말도 되게 세게 할 것 같다는 말도 많이 듣고 무서울 것 같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리고 제가 TV에는 되게 키가 커 보이게 나오나 봐요. 실제로 보면 “되게 작으시네요”라는 말도 자주 들었어요.
‘언프리티 랩스타2’ 출연도 화제였죠.
제가 잠을 진짜 많이 자는 편인데 같이 방송했던 친구들은 알 거예요. 어떤 날은 녹화를 72시간 동안 할 때도 있었어요. 물론 저희만 힘든 건 아니죠. 스태프분들도 더 고생하시고 하시겠지만 일단 잠을 안 자고 못 먹다 보니 머리가 안 돌아가서 아마 그게 제일 힘들었던 거 같아요.
대중의 큰 기대, 부담도 됐을 거 같아요.
그때 당시에는 부담감이 심했죠. 그리고 그때는 제가 긴장을 많이 하는 사람인 걸 잘 몰랐어요. 남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도 부담이 됐지만 그것보다는 나 자신이 날 못 믿는 게 심했던 거 같아요.
‘언프’ 출연자, 악플 공격도 많이 받았는데..
그때는 내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안 좋은 소리까지 들으니까 더 힘이 들었던 것 같아요. SNS에 들어가면 모르는 사람들의 알 수 없는 욕 같은 것들이 괜찮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어느 날은 이게 켜켜이 쌓여서 묵은 감정들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외부와의 차단을 통해 내부와의 접촉을 더 타이트하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한 2년 동안 SNS 전부를 안 하고 있는 상태에요.
‘언프2’ 이후 공백,, 당시 이야기도 궁금해요.
회사가 그때 정리되면서 앨범 낼 여력이 없었던 거 같고 사실 ‘음악을 계속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생각도 좀 많이 했어요. 너무 채찍질하면서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즐겁고 행복한 게 뭘까’ 좀 찾으면서 지냈어요.
어린 시절부터 쉼 없이 달려왔죠.
20대 초반에 서울에 혼자 올라와서 돈도 벌어야 되고 연습도 해야 되고 생존해야 되니까 나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하면 행복한지 이런 걸 돌아볼 겨를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나를 위해 돈을 쓰거나 무언가를 한다는 게 되게 사치라고 느꼈던 거 같아요. 이제 와서 이런 걸 좀 하는데 ‘아 이런 게 사람 사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것저것 하다 보니까 시간도 잘 가고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거 같아요.
‘언프’나 ‘쇼미’, 재출연 생각은?
전혀요.ㅎㅎ 저는 행복하고 싶어요. 뭔가 시험에 들게 하는 상황에 저를 밀어 넣으면서 제 자신을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일단 내가 즐겁고 행복한 일을 더 많이 하고 나의 행복지수를 올리자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어요.
여전히 무대는 그리우실 거 같은데..
제가 자꾸 흥분하면 무대 밑으로 내려가서 관객들 손 한 번씩 잡고 한 바퀴 돌고 그러면서 에너지도 얻었는데 이런 것들이 사실 그립고 생각이 날 때가 있죠.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려요.
어려운 시기 겪고 계신데 다들 마음에 희망의 빛 잃지 마시고 서로 서로 같이 응원하면서 이 시기 잘 견뎌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함께 응원할게요. 다 같이 힘내봅시다.
“내가 즐겁고 행복한 일을 통해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어요.”
다른 인물들의 근황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