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식품업계, 이 ‘색깔’이 뜬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사용의 증가로 ‘눈’으로 먹고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멕시코 미국 캐나다에선 10명 중 1명이, 중국과 인도에선 5명 중 1명이 소셜미디어에서 본 식품에 구매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색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다양한 색상이 식품의 맛과 향을 결정한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최정관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 한국사무소 대표는 “더 강렬한 색상은 더 많은 풍미를 내는 것을 암시한다”라며 “소비자들은 색상이 강렬할수록 더욱 다양한 맛을 낼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몇 해 동안 전 세계 SNS를 통해 유행한 색깔도 각양각색이다. 총천연색이 담긴 유니콘 음료도 한동안 식품업계를 강타한 색상이었고, 지난해엔 블랙을 강조한 식음료가 증가했다.
식음료 업계의 색상 트렌드가 과거와 달라진 것은 합성 색소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과일, 채소 등 갖가지 식물성 식품을 통한 천연 색소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블랙푸드가 한창 유행일 땐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항산화 영양소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식품을 통해 ‘검은색’을 강조했다. 또한 비트로 붉은 빛깔을, ‘우주식량’으로 불리는 스피룰리나로 녹색 빛깔을 담아 시각과 건강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올해에도 새로운 색깔이 식음료 업계를 강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식용색소 제조업체인 미국 지엔티(GNT) 그룹은 2019년 떠오를 색상으로 ‘태양빛’을 꼽았다.
GNT 그룹에 따르면 밝은 노란색부터 갓 수확한 오렌지를 닮은 빛깔에 이르기가지 청량감을 주는 강렬한 태양빛을 담은 식음료가 Z세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Z세대는 1995년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로,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유행에 극히 민감한 세대로 식음료 업계에서도 이들의 자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햇빛을 담아낸 색상이 2019년 식음료 트렌드로 꼽힌 것은 이 색상이 주는 명랑하고, 긍정적인 기운에 있다. 오렌지, 노랑과 같은 햇빛의 색깔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이 좋아지게 해 소비자의 감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기분이 좋다’는 이미지로 앞세운 식음료는 전년 대비 36%나 늘었다.
올해의 색깔에 걸맞는 식재료도 다양하다. 오렌지, 호박, 당근, 심황과 같은 식재료가 대표적이다. 각각의 식재료는 영양상 이점도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호박이나 당근은 주황색 빛깔을 내는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채소다. 이 성분은 특히 각종 암 예방에도 좋아 일찌감치 ‘슈퍼 영양소’로 꼽혀왔다. 실제로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식도암의 위험이 40~60% 낮은 사람들의 메뉴에 당근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미국 애리조나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2012)에선 카로티노이드의 함량이 높을수록 유방암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황은 지난 몇 해 사이 ‘슈퍼푸드’로 꼽혀온 영양소로, 지난해엔 ‘심황 라테’라는 새로운 커피 종류가 미국, 유럽의 밀레니얼 세대에게 사랑받았다. ‘황금 심미료’라고 불리는 노란 빛깔의 심황은 항염 효과와 산화 방지제 역할을 하는 커큐민의 함량이 높다. 이미 수천 년 동안 인도 전통 의학에서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