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회사 맥도날드, AI투자...왜?
스타트업 ‘어프렌트’ 인수
AI 청취기술, 드라이브 스루 매장서 활용
인건비 등 대폭 절감 전망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는 인공지능(AI) 대화형 음성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어프렌트(Apprente)를 3억 달러(약 3600억원) 이상 투자해 인수한다고 최근 밝혔다.
어프렌트는 사람의 음성을 바로 해석하는 ‘음성의 의미화(Sound to meaning)’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 AI 기업이 ‘음성의 텍스트화’(speech-to-text)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차별화된다. 고객의 주문을 문자화하지 않고, 음성 정보를 직접 컴퓨터에 전하는 게 특징이다.
어프렌트는 주문 청취에 특화한 AI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 시스템에 대해 레스토랑 등 소음이 격렬한 환경이나, 사투리나 목소리 톤, 악센트 등 고객의 발음이 문법적으로 정확하지 않을 경우에 힘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이 기업에 대한 인수는 차에 탄 채 메뉴를 주문하고 음식을 받아가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서비스와 매장 내 키오스크(자동주문 기계) 혁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는 야외의 각종 소음, 고객과 떨어진 거리 때문에 사람도 주문을 받는 게 쉽지않다. 맥도날드는 어프렌트의 AI 청취 기술을 활용해 사람이 없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기계가 음성으로 주문받게 하려는 계획으로 파악된다. 기계가 드라이브 스루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면 인건비와 훈련비 등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프렌트는 향후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맥도날드의 McD 테크 랩에 소속돼, AI 연구를 주도하게 된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 3월 AI 벤처기업 ’다이내믹 일드‘(Dynamic Yield)를 3억 달러에 인수했다. 다이내믹 일드는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와 미국계 패션기업 ’어반아웃피터스‘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맥도날드는 다이내믹 일드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날씨와 시간 등의 요인에 따라 드라이브 스루 메뉴를 추천하는 것 등이다. 우선 올해 미국 현지 체인점의 드라이브스루 메뉴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차례로 다른 주요 시장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맥도날드는 셀프서비스 키오스크와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비롯한 모든 디지털 서비스도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스티브 이스터브룩(Steve Easterbrook) 맥도날드의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전략에 대해 “테크놀로지 인프라와 디지털 분야 능력 구축은 맥도날드 성장 전략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라며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종업원이 더 즐겁고 단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식물성 대체 고기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맥도날드는 캐나다 소재 식물성 대체육류 전문업체인 비욘드미트와 공동으로 식물 기반 버거를 시험 판매하기로 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식물성 고기 버거는 캐나다 사우스웨스턴 온타리오 지역 28개 매장에서 지난달 30일부터 12주간 판매에 들어간다. 맥도날드는 식물성 고기 버거 명칭을 식물(Plant)이 들어간 ’P.L.T로 지었다.
앤 월그렌 맥도날드 부사장은 “이번 실험은 식물성 버거가 고객의 수요와 매장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네슬레와 협업해 독일, 이스라엘에서 식물 기반 버거류를 시험 판매한 적이 있지만 북미에서 본격 시험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