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 건강식인 이유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한국 음식’만 먹고 살면 200살까지도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전통적으로 ‘약식동원’을 강조한 한국의 식문화를 빗댄 짧은 논평이다. 하지만 최근 한식이 진짜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이미 한반도를 넘어 북미, 유럽 등 서구에서 나오고 있다.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며 한식은 전 세계 식품 트렌드에 부합하는 건강식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식물성 기반 식재료의 향연, 장 건강에 이로운 발효음식, 가공식품이 아닌 내추럴 푸드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많은 국내 연구 결과들이 국제 학술지에 소개되며 한식의 건강상 이점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과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진행, 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된 연구에선 한식이 서구화된 식사보다 체중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공동 연구팀은 과체중이고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한국인 54명을 대상으로 한식과 미국 권장식, 미국 일반식을 각 4주 동안 섭취시킨 결과, 한식 섭취가 생활습관병의 주요 위험인자인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질을 낮췄다.
총 콜레스테롤은 한식 섭취 그룹에서 평균 9.5%(20.92㎎/㎗) 감소했으나, 미국 권장식과 일반식을 섭취한 그룹은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한식 섭취 그룹만 평균 6.8%(10.21㎎/㎗) 감소했으며, 중성지방은 모든 식사 군에서 낮아졌으나, 한식 섭취 그룹이 보다 유의적(21.8%)으로 낮아졌다.
또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시험에서는 한식을 먹은 경우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유익한 균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에서 기준으로 한 한식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식사와 큰 차이가 없다. 밥+국·찌개+김치+반찬 2가지 패턴을 기본으로, 영양소 구성 조건(탄수화물 60∼65%, 단백질 15%, 지방 20∼25%)에 맞게 변형해 구성했다. 고기와 나물 반찬, 김치, 된장국과 현미나 보리밥 등을 곁들인 정도다.
한식의 건강상 이점이 두드러지는 것은 통곡물이 주를 이루는 건강한 탄수화물과 적당량의 단백질, 채소와 발효식품의 섭취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발효식품의 대명사인 김치와 된장의 섭취가 많은 한식은 체중 감량과 당뇨 예방에도 효과를 보인다. 국내 아주대학교 연구(2013)에선 한국 전통 음식 발효 김치가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당뇨병 전 단계인 과체중 성인 21명에게 12주간 만든지 하루가 된 신선김치와 10일간 발효한 김치를 섭취하게 됐다. 그 결과 두 종류의 김치 모두 체중, 체질량 지수, 허리 둘레의 감소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으며, 더불어 발효 김치는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하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통곡물과 채소 섭취가 많은 한식은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에 탁월하다. 포만감이 높아지면 점차 식사량이 줄어 장기적으로 체중 감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진행된 2014년 연구에선 통곡물, 콩, 채소가 풍부한 식사는 포만감을 높이고, 장기적인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에선 한식으로 살을 빼는 ‘K-다이어트’, ‘K-팝스타 다이어트’가 인기다. 미국 건강 매체 헬스라인은 ‘한식 다이어트’에 대해 집중 분석하며 이 식단에 5점 만점 기준 3.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다. 한식 다이어트는 단기 체중 감량 효과는 3점, 장기 체중 감소는 4점을 받았으며, 따르기 쉬운 방법 항목에서는 3점을, 영양 품질 면에서는 4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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