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마일, 예상보다 기후위기에 영향 커”
푸드마일, 이전 수치보다 최대 7배 기후위기에 영향
네이처푸드에 실린 최신 연구 결과
전 세계 식품 시스템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운송’이 19%
과일ㆍ채소도 장거리 운송시 온실가스 배출량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되는 음식, 일명 ‘로컬푸드’는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강조되는 부분이다. 운송거리가 줄어들수록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GHG) 배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푸드마일(food mile, 식료품이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거리)’이 우리의 예상보다 기후위기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아도, 이탈리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토마토를 먹는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생각보다 커진다는 얘기다. 즉 육류와 유제품 뿐 아니라 과일과 채소도 어떻게 운송되느냐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달라진다.
국제학술지 네이처푸드(Nature Food) 최신호에 실린 호주시드니대학교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이 개발한 푸드랩(Food Lag) 프로그램을 통해 74개 국을 대상으로 운송거리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식품 시스템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의 19%는 식품의 ‘운송’ 과정을 통해 발생됐다. 이는 이전 연구들에서 보고된 것보다 3.5배에서 최대 7.5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과일과 채소는 모든 식품의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총 온실가스량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낮은 온도를 유지한 채 장거리로 운송되는 과일과 채소의 경우,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보다 운송 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약 2배 더 많았다.
연구를 이끈 위멍위(Mengyu Li)박사는 “전 세계 식품 시스템(생산과 운송 과정 포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사람이 일으키는 총 온실가스의 약 30%인 점을 고려한다면, 식품의 ‘운송’ 과정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약 6%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데이비드 라우벤하이머 (David Raubenheimer) 영양생태학 교수는 “지속가능한 식품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동물성 식품의 높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집중돼 있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식물성 식단으로의 전환 외에도 운송 과정의 배출량 감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푸드마일이 큰 식품은 특히 부유한 국가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은 전 세계 인구의 12.5%를 구성하지만 국제 운송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가량을 만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식품 운송시 발송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식품 소비가 필요할 것이며, 운송 차량 역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푸드마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식품은 보다 안전하며 건강에도 이롭다. 푸드마일이 높은 수입산 브로콜리는 현지에서 공급된 브로콜리보다 비타민C 함량이 절반 가량에 그친다는 해외 연구가 국제 식품영양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Sciences and Nutrition, 2008)에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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