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겨낸 중국 내 한식당 비결
[리얼푸드=육성연 기자]2년에 가까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에도 중국에서 폐업이 아닌 오히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한식당들이 있다. 퓨전 한식 패스트푸드 미춘비빔밥과 전통 한식당인 만흥가가 대표적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미춘비빔밥은 지난 2014년 4월에 설립돼 2021년 8월 말 기준 전국 116개 도시에 3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특히 2021년 들어 8개월 만에 가맹점의 숫자가 50% 이상 늘어났다.
미춘 비빔밥[코트라] |
경쟁력은 메뉴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대형 쇼핑몰 푸드코트나 오피스 건물 식당가를 중심으로 점포가 있는 미춘비빔밥은 단품메뉴가 20개가 채 되지 않는다. 1인 손님을 겨냥한 대표 메뉴, 어린이 전용 메뉴, 인원 수에 따라 선택 가능한 세트메뉴를 통해 한식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들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식만의 맛을 고집하지 않고 요리 트렌드와 현지 입맛을 고려한 유연한 레시피를 통해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을 선보인다.
이동과 조합이 편리한 4인용 사각탁자 시스템은 중소규모의 단체 손님도 예약 없이 수용이 가능하다. 가격대는 다소 높지만 어느 정도 형식이 필요한 식사 모임도 가능하고 단체 손님을 타깃으로 하는 중고급 식당들에 비해서는 저렴하면서도 회전율이 월등히 높다.
레시피의 표준화 역시 주목할 만하다. 미춘비빔밤의 본점에서는 요리에 사용되는 양념장들을 일괄 제조하여 전국 점포에 공급하고 있다. 양념장 표준화를 통해 주문 후 조리 소요 시간도 현격히 줄이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한 미춘비빔밥은 주문 후 15분 내 요리가 나오지 않으면 무료 반찬 증정, 음식 불만 시 환불, 서비스 품질 불만 시 전액 무료, 위생 불만족 신고 장려 등과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다.
정통 한국식 고깃집, 만흥가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2년에 본점을 개설한 이래 현재 길림성 옌볜에 4개, 창춘에 1개, 장수성에 닝보에 2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아직까지 가맹점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정통 한국식 고깃집이라는 평가로 단골손님이 많은 식당이다
한국 고깃집의 맛과 분위기도 그대로 옮겨놓았다. 만흥가의 대표는 한국에서 13년간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면서 조리법은 물론 식재료의 구매나 관리, 종업원 서비스 등 식당 경영 전반에 걸친 지식과 노하우를 체득했다. 이후 고향인 연길에서 식당을 개점했다. 개업당시 현지 대부분의 한식 고깃집에서 김치나 상추를 10위안에 판매하는 것과 달리 만흥가에서는 김치 등의 밑반찬과 야채를 무료로 제공하고 무료리필도 시행했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에게 야쿠르트와 아이스크림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등심, 갈비살, 양념갈비 등 구이용 고기류뿐만 아니라 간장게장, 양념게장, 새우장, 육회, 냉면 등 한국 고급 식당과 흡사한 맛에 현지 소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만흥가 메뉴[코트라] |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 요식업계에서 프랜차이즈화 경영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프랜차이즈형 경영은 오히려 신속하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가맹점주는 매장에 대한 투자와 관리만 하고 매장의 경영은 본점이 직접하는 미춘비빔밥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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