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미래농업 결정지을 ‘3新’
이용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
얼마 전 카이스트(KAIST)에서 발간한 미래보고서 속 2030년의 우리 모습이다. 하루하루 발전하고 있는 기술 덕분에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는 중이다. 농업 또한 마찬가지다. 넓은 토지, 농부의 땀방울로 이뤄졌던 대부분의 과정들이 보다 현대적이고 과학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나라가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 등으로 가까운 미래에 환경과 자원이 한계에 달할 것이라는 것을 통감하고, 농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그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질 전망이다.
우리 농업 또한 최근 안팎의 다양한 변화와 위기를 대전환의 기회로 만들고, 원대한 포부를 의미하는 ‘승풍파랑(乘風破浪)’ 답게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 나가야 할까.
첫째로 ‘새로운 기술의 선제적 적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관련 농식품 융복합 부문 기술 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에 비해 73% 수준이며, 기술 격차도 4.2년 정도 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으로 불리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이 이미 ‘스마트팜’으로 농업에 활용되고 있으나 서두르지 않으면 이 격차는 넘을 수 없는 벽이 될 것이다. 한시 바삐 기반 형성을 위한 과감한 인적ㆍ물적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인식 전환을 위한 홍보가 병행돼야 한다.
둘째로 ‘새로운 영역의 창출’이다. 농업이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리는 전통적인 역할만을 수행하던 시대는 지났다. 최근 우리나라는 곤충, 미생물, 종자 등 생물 유전자원을 활용해 바이오산업 및 기능성식품, 신소재산업의 원동력이 될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치유농업이나 도시농업처럼 생소한 분야를 육성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농업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농업계, 비농업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협업해 블루오션을 넘어선 퍼플오션을 만들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새로운 세대의 도전’이다. 좋은 기술, 새로운 시장도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국내 35세 미만 젊은 농업인은 불과 1%. 젊은 세대가 우리 농촌을 매력적인 일터로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농업ㆍ농촌 분야 유망 일자리를 발굴해 알리고, 그들이 귀농ㆍ귀촌했을 때 정착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영역에 새로운 세대의 신선한 생각과 활기가 더해진다면 우리 농업은 미래를 향해 순풍을 얻은 배처럼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한 TV 다큐멘터리에 소년이 나와 자신의 미래에 대해 확신에 차 인터뷰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돈 많이 버는 농부가 아닌 착한 농부. 그 말을 뒷받침하듯 직접 땅을 일구며 착실히 농업을 배우고 있었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고의 방법은 직접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소년 농부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우리농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자신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