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푸드와 수면· 비만과의 악순환 고리
건강상 악명이 높은 정크푸드가 수면방해죄까지 얻게 됐다. 단순한 고칼로리뿐 아니라 사람들의 수면패턴을 방해하기 때문에 체중증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연구진은 최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정크푸드를 먹인 쥐 그룹의 경우 간식을 먹는 횟수가 크게 늘었으며 수면 방해까지 이어져 결국 비만에 이르는 체중증가가 일어났다. 연구진은 지방과 설탕이 많은 정크푸드는 음식의 양을 증가시킬뿐 아니라 섭취 패턴을 변경해 휴식시간까지 음식을 먹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시도때도 없이 먹게 된 정크푸드는 결국 배부른 상태에서 밤늦은 잠을 취하게 만들고 이는 신진대사과정을 방해해 체중증가를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반면 적절 칼로리 식단을 제공한 쥐의 경우 정상적인 식사량과 활동량을 보였다. 연구진은 “인간의 두뇌는 낮에는 활동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자는 리듬에 따르도록 진화됐다. 하지만 정크푸드의 잦은 섭취는 이러한 생체리듬을 깨트리며, 이로 인해 체중이 늘어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식사 시간이 아닌 때에 먹는 정크푸드는 남은 칼로리가 지방으로 쉽게 저장되며 이는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이라고 전했다.
정크푸드가 수면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이 더욱 촉진되어 또다시 정크푸드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이를 입증하는 연구결과는 이미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발표된 내용이다. 정크푸드를 먹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악순환인 셈이다. 미국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캐티스비 웨어 박사의 연구(2006)에 따르면 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결과 잠을 덜 자는 사람이 체중이 훨씬 더 나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웨어 박사는 “수면부족이 어떻게 체중증가를 가져오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수면부족이 호르몬 분비에 변화를 가져오고 호르몬 분비의 변화가 다시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날 정크푸드를 먹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뉴욕 성누가 병원의 마리 피에르 세인트 온지 박사는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잠을 충분히 잔 사람과는 달리 과자, 햄버거와 같은 정크푸드를 접했을 때 보상과 동기를 담당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며, 이로 인해 정크푸드를 섭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