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의 절반 차지’ 스페인, PB상품에 주목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스페인 슈퍼마켓 장바구니의 절반 가량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겪으며 구매력이 약화된 소비자들이 PB상품 소비를 늘려감에 따라 스페인 슈퍼마켓에서의 PB상품 판매 비중은 지난 2005년 24.1%에서 2021년 46.2%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스페인이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 들었던 2019년 당시에도 PB상품 점유율이 2018년 39.4%에서 2019년 45.1%로 크게 늘어났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에도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 메르카도나에서 판매 중인 PB상품과 김스낵 |
AE비즈니스스쿨에서 2021년 조사한 설문 조사결과, 가장 많이 구입한 PB상품은 가정용 위생용품으로, 응답자 중 75.8%가 해당 PB상품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이어 유제품·후식(74.5%), 가공식품(61.9%), 개인위생용품(60.7%), 음료(52.5%) 등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반면 어떠한 PB상품도 구매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
PB상품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64.9%)이었다. 반면 브랜드 평판(6.5%)이나 포장 상태(2.8%) 등은 구매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적인 면에 있어 PB상품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일반 상품보다 통상 20~30% 낮은 가격에 공급해야하므로, 현지 기업이나 중국에서 공급하는 저가 상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류의 인기가 지속된다면 기대해볼 만한 시장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스페인에서 한류의 인기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특정 품목을 중심으로 현지 PB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스페인의 최대 슈퍼마켓 체인 기업인 메르카도나(Mercadona)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이미 한국에서 수입한 김스낵을 PB상품으로 판매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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