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두로 만든 ‘착한 고기’ 시장의 발전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일본에서 대두로 만든 대체육 시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대체육의 블루오션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기발한 아이디어의 제품들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대체육은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아우르는 말이며, 식물성 단백질로 구성된 식물성 고기와 실제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 등이 포함된다.
마루코메의 다양한 대두활용 메뉴들 |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한국에도 진출한 일본의 인기 햄버거 프랜차이즈 ‘모스버거’는 지난달 26일부터 식물성 재료만 사용한 신 메뉴 ‘그린버거’를 도쿄, 오사카 등 일부 점포에 출시했다. 또한 종교상의 이유로 몇몇 아시아권 국가에서 기피하는 양파, 마늘 등도 사용하지 않았다. 헬스 전문 블로거 Y씨는 그 “콩으로 만든 패티는 일반 패티보다 칼로리가 50칼로리 낮기 때문에 식단 조절에 도움이 된다”라며, “또한 육즙이 비교적 덜 흘러나오기 때문에 빵과 포장지가 뭉개지지 않고 끝까지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소감을 표현했다.
모스버거 |
일본능률협회 종합연구소에 의하면 2019년 약 1조 1335억 원 규모였던 전 세계 대체육 시장은 오는 2023년까지 현재의 약 1.5배인 1조 6992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대체육 시장은 향후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권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20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2021년에 중 개최 예정)을 계기로 많은 식품 및 외식업체들이 대체육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식품 가공 대기업인 이토햄과 닛폰햄은 지난달 각각 ‘마루데 오니쿠’, ‘내츄 미트’이라는 이름의 식물성 고기 제품을 가정용으로 출시했다. 모두 대두, 곤약 등을 주원료로 사용하여 지방질 및 칼로리를 낮췄으며, 소시지, 함박스테이크, 미트볼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2015년부터 발 빠르게 ‘대두 연구소’라는 브랜드를 운영해 온 마루코메의 경우 제품의 가공 방식(냉동, 건조, 레토르트 등)이나 모양(간고기, 슬라이스, 블록 등)면에서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마루코메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의 식물성 고기 제품을 활용한 다채로운 집밥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세계 3위의 초콜릿용 유지 제조사인 후지제유는 1960년대부터 대두로 만든 식물성 식품(대두 미트, 대두 치즈 등)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약 50%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후지제유 단백질소재개발실의 나카노 야스유키 실장은 “과거와 비교하면 거래가 10배로 급증했다. 치바현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할 예정”라고 전했다. 현재 후지제유는 오사카 중심가의 백화점에서 고급 반찬 가게(‘UPGRADE Plant based Kitchen’)도 운영중이다. 가게에서는 대두 햄버거 메뉴 외에도 식물성 탕수육, 프라이드 치킨, 라자냐, 카레, 파르페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도 대체육 시장에 빠르게 진입중이다. 구마모토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다이즈(DAIZ)에 따르면 ‘오치아이식 고압력법’이라는 독자기술을 통해 다른 재료나 첨가물 없이 대두의 풍미를 극대화하면서 실제 고기와 유사한 식감을 재현할 수 있다. 또한 대두의 아미노산 구조를 변형함에 따라 돼지고기, 소고기, 생선 등 각기 다른 육류의 맛을 낼 수 있다.
인테그리컬처의 인공푸아그라 |
도쿄대와 협력한 닛신식품은 지난해 큐브 스테이크 형태의 소 힘줄 조직을 세계 최초로 배양하기도 했다. 또 도쿄에 위치한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인테그리컬처는 2019년 닭의 간세포를 이용해 인공 푸아그라를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오는 2023년까지 인공 푸아그라 시판을 목표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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