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인 홈베이킹…가정에서도 쌀가루로 빵 만들어요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트렌드로 떠오른 홈베이킹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 밀가루를 이용한 베이킹을 시도하고 있으나, 흰 밀가루를 피하려는 이들 또는 보다 건강한 빵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쌀가루도 좋은 대체 재료다. 쌀 빵은 밀가루와는 또 다른 매력도 가지고 있어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이나 맛이 다르다. 쌀 빵에 대한 선입견만 버린다면, 밀가루 보다 작업 과정이 더 빠르며, 다양한 종류의 빵도 가능하다.
쌀로 만든 빵은 흔히 만들기가 어렵다고 인식되지만, 오히려 밀가루 빵보다 간단할 수 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우부래도’ 비건(vegan·완전 채식)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우찬 셰프는 “최근 건강 트렌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쌀 빵은 전문 베이커리가게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 과정은 더 빠르다. 우찬 셰프는 “일반 밀가루 반죽은 1차에 이어 2차 발효과정을 거치지만, 쌀가루 반죽은 1차 발효과정이 생략되거나, 시간 줄어든다”며 “그래서 일반 빵보다 더 빨리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쌀반죽은 밀가루와 달리 수분을 흡수한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다시 수분을 배출한다. 그래서 1차 발효를 오래할 경우, 반죽이 질어지고 쳐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밀가루의 1차 발효 시간이 50~60분 정도라면, 쌀가루의 1차 발효 시간은 20분 내외로 줄이거나 생략해도 된다.
쌀가루는 시중에 판매하는 강력쌀가루를 구입하면 간편하게 만들수 있다. 우 셰프는 “강력쌀가루에는 글루텐(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이 섞여있어 빵의 모양을 잡아주고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준다”며 “식빵을 비롯해 바게트, 팥빵, 그리고 요즘 유행인 소금빵 등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글루텐에 예민한 사람들은 글루텐이 추가되지 않은 쌀가루를 이용하면 된다. 다만 만들기가 적합한 빵의 종류는 달라진다. 쫄깃한 식감이 덜한 머핀이나 스콘 등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홍국 쌀가루와 검은 쌀가루는 천연 색소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항산화물질이 더해지면서 시선을 끄는 빨갛고 검은색 빵까지 만들어준다.
집에서 직접 쌀빵에 도전해보려는 초보자들은 핵심 포인트 몇 가지를 알아두면 좋다. 쌀가루는 밀가루와는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 베이킹과는 다른 제조법을 사용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우선 쌀 빵은 물이 좀더 많이 들어간다. 쌀가루는 밀가루와 입자의 크기가 다르므로 반죽시에는 밀가루로 빵을 만들 때보다 10% 정도의 물을 더 넣는다.
반죽 과정에서는 밀가루에 비해 20~30초 정도 더 오래 반죽해야 쌀빵의 탄력성이 더 좋아진다. 같은 수분을 포함한 재료들과 건조된 쌀가루와 충분히 섞이기 위해서다.
반죽의 온도는 밀가루보다 낮게 한다. 쌀가루는 밀가루에 비해 온도에 민감하고, 쉽게 발효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죽의 온도는 빵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나, 일반적으로 쌀반죽의 중심 온도는 24℃, 밀반죽의 중심 온도는 27℃가 적당하다. 쌀가루 반죽을 차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얼음이나 얼음물을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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