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습관이 식탐을 부른다
사냥과 수렵채집생활을 하던 고대 시대에는 염분이나 당, 지방이 많은 음식은 매우 희귀한 음식들이었다. 하지만 현대는 식품산업의 발전으로 이러한 음식들이 대중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뇌는 높은 갈망을 느낀다. 신경과학자 스테판 구예네트에 따르면 우리는 뇌를 흥분시키는 신호에 무척이나 잘 반응한다. 소금과 설탕, 지방이 최고의 조합을 과시하며 뇌를 흥분시킬 때 더욱 그 음식에 끌리게 되는 것이다.
자극적인 음식뿐 아니라 특정 습관에 따라서도 우리의 몸은 식탐을 부른다. 식탐호르몬으로 불리는 그렐린은 공복일 때 분비되어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탐을 느끼게 한다. 반면 배고픔을 조절해주는 렙틴과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식욕을 억제해주는 역할을 한다. 서로 상반된 작용을 하는 호르몬들은 당신의 평소 습관에 따라 식탐을 늘리기도 혹은 줄이기도 한다.
1. 스트레스·우울
평소 감정이 식탐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우울, 불안한 감정을 느끼면 세로토닌 분비는 감소하고 스트레스호르몬이라 불리는 코르티솔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호르몬들이 뇌에 영향을 미치면 보상작용으로 음식을 갈구하는 식탐이 늘어날 수 있다. 다만 극심한 스트레스를 단기간에 받는 급성 스트레스일 때만 노르에피네프린 호르몬으로 배고픔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평소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의 경우에는 대부분 식욕을 자극하고 특히 탄수화물이나 지방에 대한 식욕을 높인다.
2. 불면증
수면 부족의 상태도 원인이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몸에서 멜라토닌이라는 생체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데 이 멜라토닌이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의 분비를 촉진한다. 즉 잠이 부족하면 렙틴 수치가 떨어지면서 다음날 기름진 음식과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만든다. 최근에는 수면부족이 비만위험까지 높인다는 여러 연구들이 보고됐다.
3. 탄수화물 중독
흰쌀이나 설탕 등의 단순당은 체내에서 빠르게 포도당으로 전환되면서 혈중 인슐린 수치를 높인다. 이로 인해 혈당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허기를 느낄 수 있다. 실제 영국 애스턴 대학의 실험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에게 탄산음료, 탄산수, 생수 등을 섭취하게 한 후 혈중 그렐린 농도를 측정한 결과, 탄산음료 섭취 집단은 다른 집단보다 식탐호르몬인 그렐린 수치가 약 50% 높았다. 특히 설탕이나 액상과당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액상과당의 과다섭취는 인슐린, 렙틴, 그렐린 등 내분비 호르몬 교란을 불러 비만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4. 음주
과도한 음주 역시 뇌시상하부에 작용해 렙틴 수치에 영향을 미쳐 배고픔을 느끼게 만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음주는 알려진 것과 달리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5. 빨리 먹기
밥을 빨리 먹으면 뇌의 포만중추에서는 렙틴을 분비할 시간을 마련하지 못한다. 최소 20분 이상 식사시간을 늘려야 렙틴이 나와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