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은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분야”…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 대사
-12월 1~2일 EU 게이트웨이 ‘유기농 식품 및 음료 전시상담회’ 개최
-유럽 18개국, 56개사 참가, 식음료 전시와 화상 미팅 동시 진행
-유기농 와인ㆍ비건 디저트 등 혁신적이고 건강한 제품 선보여
-신임 주한 유럽연합(EU) 대사인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참석, 유기농 분야의 중소기업 지원 강조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은 유기농 시장의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보다 안전하면서도 건강한 유기농에 치우치고 있기 때문이다. 구입 횟수를 늘린 소비자들의 그 다음 관심은 혁신적이고 새로운 유기농 식품의 종류이다. 특히 ‘유기농 선진국’이라 불릴만큼 다양한 식품을 가진 유럽 시장은 식품업계가 주목하는 대상이다. 이런 시점에서 유럽 유기농 식품의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주목을 끌었다.
지난 1일부터 2일 양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는 ‘이유게이트웨이(EU Gateway) 2020 유기농 식음료 전시상담회’가 개최됐다. 유럽연합(EU)의 식음료 기업 56개사가 참가했으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현지 업체와의 미팅은 온라인 화상 상담으로 진행됐다. 전시회 제품들은 모두 EU의 유기농 인증인 ‘유로리프’(Euro-leaf)를 획득했으며, 비건(vegan, 완전 채식)이나 논지엠오(Non-GMO, 비유전자변형 농산물), 무설탕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버섯 파스타나 비건 아이스크림등 일상 요리에서 기존 식품을 대신할 만한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케이퍼 베리처럼 면역력 강화나 단백질 보충 식재료가 다양하게 활용됐다.
EU 게이트웨이 ‘유기농 식음료 전시상담회’에 참석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EU) 대사 [사진=이유게이트웨이] |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EU) 대사 [사진=이유게이트웨이] |
▶EU 유기농 식음료 전시회, “디지털과 녹색 정책 반영”=개막 행사에서는 신임 주한 EU 대사인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가 참석했다. 그는 지난 2016년부터 주말레이시아 EU 대사를 맡았던 스페인 국적의 유럽 외교관이다. 이 자리에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대사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이번 행사는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잘 살린 하이브리드 방식로 진행됐다”며 “이러한 방식은 디지털 혁신시대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행사가 “유럽과 한국 중소기업 모두에게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임을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성장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라며 “이번 전시회는 한국과 유럽이 중소기업 정책으로 추진하는 ‘디지털’과 ‘녹색’ 정책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다 건강하고 양질의 식품을 원하는 한국 소비자에게도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전시회를 둘러보던 대사는 감자칩처럼 친숙한 스낵류에도 EU 유기농 마크가 부착된 것을 살펴보면서 “유럽의 농법에서 유기농은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는 유럽 업체와 화상 미팅을 연결하는 온·오프라인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진=이유게이트웨이] |
▶과일·채소만? 와인도 유기농 찾는 시대=특히 그는 다양한 식음료중에서도 유기농 와인의 성장을 언급했다. 주한 EU 대사는 “유기농 식품이라고 하면 야채나 과일을 주로 떠올리지만 유기농 와인도 주목할 만 하다”며 “유럽에서 유기농 와인은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될 것”이라고 했다. 행사에 참가한 그리스기업인 ‘지아니코스 와이너리’(Giannikos Winery)측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도미닉 부온(Dominik Brun) 마케팅 담당자는 “현재 유기농 와인은 유럽 시장에서 대략 40%를 차지하고 있으나 트렌드 영향으로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좋은 와인은 건강하게 자란 식물에서 나온다”며 “국제 와인대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대부분의 와인은 유기농 제품”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전시회 참가 업체의 유기농 와인과 초콜릿 제품 [사진=이유게이트웨이] |
▶유기농 넘은 다양한 마크 부착=행사장에서는 와인을 비롯해 가공과일 및 채소, 베이커리, 소스, 스낵류, 음료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진 고품질 제품들을 볼 수 있었다. 모두 유기농은 물론, 글루텐프리나 비건 등 트렌드로 불리는 인증 마크들이 부착돼 있었다. 다소 낯설은 마크도 보였다. 이탈리아 ‘콘솔찌오나뚜라에알리멘타’(Consorzio Natura E Alimenta)의 경우 ‘디미터’(demeter) 인증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업체에 따르면 이는 유로리프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인증으로, 바이오다이나믹스 농법을 사용한 경우 부여된다. 모든 토양 생명체의 기능을 최대한 활성화하도록 자연을 보호하는 농법이다. 이처럼 식품 인증의 기준이 엄격해지고 세분화되는 추세는 전시회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웰빙과 함께 취향에 따라 특별한 식이요법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아이스크림과 요거트 [사진=육성연 기자] |
▶간편식·디저트도 비건 유기농=글로벌 주류인 비건 인증은 디저트 분야로 확장되고 있었다. 네덜란드의 ‘해피코코’(Happy Coco)는 비건 아이스크림과 요거트를 내놓았다. 코코넛과 귀리를 사용해 우유를 먹지 않는 이들도 즐길수 있는 디저트다. 간편식 분야도 비건이나 글루텐프리 제품이 많았다. 이탈리아 ‘세레토 바이오’(Cerreto Bio)는 채식 기반의 간편식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리조또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스펠트밀(spelet wheat)과 불가(Bulgur)에 콩, 야채, 향신료를 더한 간편식이다.
케이퍼 베리 [사진=육성연 기자] |
▶면역강화·고단백 갖춘 식재료가 대세=이 제품에 사용된 스펠트밀은 고대 밀 품종으로,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유럽에서는 베이커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현미나 통밀로 만든 빵에 비해 식감이 부드럽고 영양소도 풍부하다. 전시회 제품들은 스펠트밀처럼 단백질 함량이 높거나 면역력 강화에 좋은 식재료가 활용되고 있었다.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가 드라이 마티니(Dry Martini)를 마실 때 먹었던 음식도 등장했다. 연두색의 케이퍼 베리(Caper Berry)다. 유럽에서는 연어 요리나 샐러드, 에피타이저 등으로 이용된다. 스페인 ‘아그루케이퍼스’(Agrucapers. S.A)측은 “케이퍼 베리는 항산화성분인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해 면역력 강화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 파스타나 쿠스쿠스(couscous, 북아프리카 전통 식재료로 좁쌀만한 알갱이)에도 건강 기능성을 높인 식재료들이 사용됐다. 버섯과 두부를 이용한 파스타나 메밀·렌틸콩으로 만든 쿠스쿠스 등이 눈에 띄였다.
버섯과 두부를 넣은 파스타 [사진=육성연 기자] |
해마다 유럽의 최신 유기농 식음료를 소개했던 이 전시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올해는 EU 게이트웨이 행사가 5주년을 맞는 해이자 한국과 EU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지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대사는 “지난 5년간의 EU 게이트웨이 행사를 통해 특정 분야의 중점 지원에 대한 성과가 입증됐다”며 “앞으로도 한-EU 간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협력을 지속적으로 지원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