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맛에 눈뜬 中…세계 우유 가격 급등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유제품이 들어가는 식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세계 우유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유제품수출협의회(USDEC) 자료를 인용해 유제품의 주요 생산지인 미국과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의 탈지분유 가격이 지난 1년간 26∼47%가량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올해 10월 탈지분유 가격은 1톤(t)당 평균 2583달러(약 300만원)에 달하면서 2014년 10월 이후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탈지분유는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케이크, 빵 등을 만들 때 쓰인다. 전지분유 가격도 올해 들어 13%가량 상승했다.
이런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치즈를 넣은 춘권, 주먹밥, 크림치즈 거품을 얹은 차 등 중국인의 유제품 수요 증가가 지목된다.
전통적으로 유제품은 중국인의 식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춘권과 주먹밥 같은 음식에도 치즈가 들어갈 정도로 중국 내 유제품 섭취가 늘고 있다.
젊은 중국인들은 밀크티를 비롯해 치즈와 크림이 들어간 디저트류에 환호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수입을 늘려 자국민의 유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도 중국의 올해 1∼8월 탈지분유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증가했고, 전지분유 수입도 23% 늘었다.
여기에 올해는 호주와 북유럽 지역의 우유 생산 차질, 사료 가격 상승 등 유제품 가격을 밀어 올릴 요인들이 적지 않다.
낙농업자들은 우유 가격 상승을 크게 반기고 있다. WSJ은 중국의 수요 증가로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기업은 뉴질랜드의 세계 최대 낙농 수출업체 폰테라 데어리를 꼽았다. 미국 등 여타 지역 낙농업체들도 우유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률 제고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WSJ은 중국인과 동아시아인들 중 젖당 소화장애증을 갖고 있는 경우가 70% 이상이지만, 이것이 유제품 소비 증가에는 장애물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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