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버블티'의 건강한 컴백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오스트리아는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차보다는 커피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나라다. 17세기 말 수도 빈의 커피하우스 문화(Wiener Kaffehauskultur)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만큼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커피 대신 차 전문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10여년 전 아시아와 미국·유럽에서 트렌디한 음료로 주목받았던 버블티가 메뉴의 다양화, 유기농 콘셉트의 적용 등 새로운 전략을 앞세우며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이러한 음료 시장의 변화는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건강, 피트니스 및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버블티의 경우 대만에서 처음 개발돼 아시아 전역과 미국을 강타한 이후 2000년대 말부터 유럽 시장에 등장했다. 독일, 스위스 등과 함께 오스트리아에서도 인기를 끌었으며, 지난 2012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40~50여 개의 전문점이 생겨나기도 했다. 당시 버블티는 ‘아시아에서 유래한 음료, 시럽과 타피오카 펄을 섞은 홍차·녹차 베이스의 밀크셰이크’라는 긴 설명으로 각종 미디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오래 가지 못했고 2~3년의 반짝 인기에 그쳤다. 대중의 관심 밖으로 물러나 있던 버블티가 최근에는 다시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현지 유력 매체(Der Standard)는 ‘버블티의 재부상(Revival)’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관련 현상을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10여 년만에 컴백한 새로운 버블티의 인기 요인은 대략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14~20세 젊은 소비자 겨냥한 음료(이들은 과거의 버블티 트렌드를 알지 못하며, 현재 버블티는 ‘새로운’ 아이템). 둘째, 건강하지 못한 음료라는 이미지 탈피(색소, 보존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당도 선택 가능, 두유 등을 사용한 비건(vegan) 버전 출시). 셋째, 틱톡(TikTok) 등 SNS를 통한 홍보 효과(버블티에 들어가는 타피오카 펄 제조 과정 등 화제를 모을 수 있는 소재를 효과적으로 활용)이다.
빈 시내 2개 분점을 운영 중인 독일계 버블티 전문점 TeeAmo |
현지에서는 티플러스(Tea Plus)가 마켓리더로 꼽힌다. 지난 2019년 빈 시내에 첫 매장을 오픈한 후, 빈 2호점과 빈 시내 및 인근 대형 쇼핑센터에 2개 분점을 추가로 열었다. 이 곳에서는 딸기, 코코넛, 오레오 쿠키를 넣은 홍차 버블티 종류와 말차 버블티를 대표 품목으로 판매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에 오픈한 티아모(Tee Amo)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본점을 둔 독일계 버블티 프랜차이즈이다. 현재 빈 도심에 2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녹차를 베이스로 한 과일차와 타피오카 펄을 추가한 버블티가 대표 품목이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