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이 부족하면 나타나는 증상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아연은 우리 몸의 여러 기능에 필요한 미량 무기질이다. 세포의 성장, 생식 기능 성숙, 면역 등에 관여한다.
아연 함량은 대개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 높게 나타난다. 특히 굴과 같은 패류, 육류, 가금류에 풍부하다. 여러 식품에 아연이 들어 있어 결핍될 우려는 적음에도 전 세계 인구의 25%가 아연 결핍증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임신한 여성의 76.3%도 아연이 부족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아연이 우리 몸에서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관여하는 만큼 아연이 부족해지면 여러 신호가 나타난다.
1. 성장 둔화
성장기에 아연의 섭취는 중요하다. 특히 영유아, 어린이는 빠른 성장에 따라 아연 요구량이 늘기 때문에 자칫하면 아연 결핍이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들의 경우 아연 섭취량이 부족하면 성장이 늦어질 우려도 있다.
내과학 및 알레르기, 면역학 분야에 저명한 보얀 하디예프 박사는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통해 “면역계의 기능 장애는 물론 특정 성장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아연 결핍의 징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 면역력 약화
아연 결핍으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면역기능의 약화다. 체내에 아연이 부족하면 면역기관인 흉선과 T림프세포, 거식세포 등이 퇴화하고 자연살해세포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면역력의 저하는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을 높인다.
특히 아연의 결핍은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음식 알레르기, 두드러기 같은 면역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7년 발표된 이지현 박영민(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서현민(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한경도 가톨릭대 의대 박사팀의 연구에선 혈청 내 아연 농도와 알레르기 항원 특이면역글로불린E(IgE) 수치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lgE는 혈액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반응 정도를 확인하는 수치다. 알레르기질환 환자군에서 높게 나타난다.
조사 결과 아연 수치가 줄어들수록 집먼지진드기나 개 알레르기 반응 정도(lgE) 수치가 올라갔다. 다중 로지스틱 회귀 분석에서도 혈청 아연 농도가 낮을수록 총 IgE 수치가 올라갔으며,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바퀴벌레, 개 알레르기 반응 수치도 증가했다.
3. 여드름 증가
아연이 부족할 경우 여드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연은 우리 몸 속 염증 관리에 관여해 여드름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죽이고, 지성피부에 DHT 테스토스테론을 차단한다. 또한 비타민A와 E의 흡수를 증가시켜 여드름과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제로서의 역할을 한다.
4. 탈모 위험 증가
아연이 부족한 식단은 탈모 위험도 높인다. 도정하지 않은 곡류에 주로 의존하는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사에선 상대적으로 아연이 부족하다. 곡류, 채소류 등 식물성 식품에는 아연 함량이 적고, 아연의 흡수를 저해하는 피틴산(phytate)이 들어 있어 아연의 이용률이 낮다.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의 연구에선 철분, 아연, 비타민B 등 세 가지 영양소가 모발이 성장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영양소가 부족할 경우 탈모가 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5. 생식기능 약화
아연은 남녀 모두의 생식기관 발달과 호르몬 생산에 필수적인 미네랄이다.
미국의학협회 연구에 따르면 만성 전립선염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 전립선과 정액에 아연이 결핍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에 이상이 있는 경우 아연 섭취량을 늘리면 도움이 된다. 또한 아연 섭취가 부족할 경우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도 아연이 부족하면 생리 불순을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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