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건강 리포트②] 미세먼지 ‘나쁨’일 때 협심증 발병 위험 25% 증가
-“미세먼지 심하면 가슴 답답” 호소 늘어
- 협심증, 대표적 관상동맥 질환 중 하나
-“여성ㆍ고령자ㆍ고혈압 환자 특히 위험”
주로 봄에 기승을 부렸던 미세먼지가 요즘은 사계절 내내 말썽이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기 전 날씨를 확인하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살펴보는 것이 사람들의 일상이 됐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또는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날에는 귀가한 뒤 눈이 뻑뻑하고 목이 따끔거린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뿌연 미세먼지 탓에 날씨가 흐린 탓인지 우울함을 호소하거나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미세먼지에 심하게 노출되면 돌연사 위험이 큰 협심증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 흉부에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뜻한다. 협심증의 대표적 증상이 바로 답답하고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이다. 협심증은 대표적 관상동맥 질환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의 나승운 교수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협심증 발병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4~2014년 관상동맥 질환이 의심되는 1만177명에게 관상동맥 조영술과 혈관 기능 검사를 통해 관상동맥 질환이 없는 6430명을 선정해 대기오염 노출 시간과 관상동맥 질환 발병 위험도의 상관관계를 조사, 분석했다.
대기오염 측정치는 한국환경기술연구원의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했다. 미세먼지(PM10),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오존 총 5가지 항목으로 나눠 비교ㆍ분석했다. 분석 결과 대기 환경 지수가 ‘나쁨’ 수준(미세먼지 농도 72시간 기준 평균 85㎍/㎥)이면 ‘좋음’ 수준(미세먼지 농도 72시간 기준 평균 25㎍/㎥)일 때보다 협심증 발병 위험률이 25%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20㎍/㎥씩 증가하면 협심증 발병 위험률도 4%씩 상승했다.
그동안 미세먼지는 인체에 유해하고 염증 반응을 활성화시켜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근원적인 기전은 명확히 밝혀진 연구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고농도의 미세먼지에 48시간 이상 노출될 시 협심증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이에 대해 나 교수는 “특히 여성, 65세 이상 고령자, 고혈압 환자는 미세먼지에 따른 협심증 위험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심혈관 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외출을 삼가는 등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미세먼지는 우리 인체에 염증을 유발해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한 수치와 기준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라며 “미세먼지와 협심증 발병 위험에 대한 상관관계에 이어 대기오염과 심혈관 질환에 대한 추가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관상동맥질환(Coronary Artery Disease)’ 최근 호에 게재됐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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