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탄소발자국, 소비자 생각보다 크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음식은 기후변화나 기아해결등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그것도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의견이다. 음식의 선택으로 탄소발자국(사람의 활동이나 상품의 생산, 소비 과정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총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식품 선택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적어도 연구결과를 통해 얻어진 수치에 비해서 말이다.
지난해 12월 국제학술논문지인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품의 생산과 저장 및 운송에서 배출되는 탄소발자국을 과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과 미국 듀크대학 연구원은 10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19가지 식품과 18가지 전자제품으로 발생되는 온실가스 수치를 추정하게 했다.
그 결과 전자제품보다 식품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양을 과소평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식품에 대한 추정치는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 수치에서 큰 폭으로 벗어났다. 듀크대 에이드리안 카밀레리(Adrian Camilleri) 박사는 “히터와 같은 가전 제품을 사용하면 월말에 에너지 사용량과 전기요금을 직접 확인하기 때문에 그 영향이 상당히 두드러지는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식품 구입에 대한 영향은 거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은 소고기와 채소가 온실가스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추측해보라고 하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답하지만 소고기 수프는 야채 수프보다 약 10배 가량의 온실가스를 더 만든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호주의 경우 온 가족이 한 주 동안 소고기 대신 생선을 먹는다면 음식으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30 %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육류 섭취량을 줄이고, 탄소발자국이 작은 과일ㆍ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기후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연구에 동참한 릭 레릭(Rick Larrick) 듀크대학 교수 역시 “소비자 선택의 작은 변화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에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탄소발자국은 소비자에게 온실가스 영향에 대한 가치관을 높이며, 그 가치에 맞는 식품을 선택하도록 돕는 푯말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네이처 기후변화’지에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오존 등으로 이번 세기 동안 1억5300만명의 조기사망자 발생이 추정된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미국 듀크대 등 공동연구진은 세계 154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각국의 기후변화 저감정책 시나리오별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기울일 경우,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많은 조기사망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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