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쓰는 치약, 반려견에겐 ‘위험’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반려동물의 입냄새 때문에 고민하는 견주들이 많다. 반려견도 사람처럼 치석이나 잇몸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입냄새가 발생한다.
미네랄이 쌓여 형성되는 치석은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신장ㆍ심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려견 치아 관리를 위해 치약껌 등 전용 제품이 있지만, 사람이 쓰는 치약을 꺼내 이빨을 닦아주는 견주들도 있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가 최근 견주 20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견주의 약 8%가 개의 입 냄새를 줄이기 위해 사람이 쓰는 치약과 칫솔로 개의 이빨을 닦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견주들 절반 이상은 개의 입 냄새를 치아 건강이 나빠지는 증상이 아닌 일상적인 일로 인식했다. 응답자의 약 20%만이 개의 입 냄새를 건강 악화와 연관지었다.
치약과 구강청결제, 껌 등에 함유된 인공감미료 자일리톨 성분은 개가 삼킬 경우 중독 증세가 일어날 수 있다.
개가 자일리톨을 섭취하면 췌장에서 다량의 인슐린이 나와 저혈당과 발작, 간부전 등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가축 독극물 정보 서비스 책임자인 니콜라 로빈슨 박사는 “자일리톨 성분은 삼킨 뒤 제대로 치료받지 않을 경우 개를 자칫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심각한 위험 요소”라고 설명했다.
로빈슨 박사는 또 “치약의 불소 역시 조금만 먹더라도 혈중 칼슘이 감소하고 칼륨 수치가 높아져 설사와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애견협회는 개 전용 치약·칫솔 사용을 권하고 있다. 양치질 대신 ‘먹는 치약’이나 치아 건강을 위한 맞춤형 먹이도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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