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처하기 ②] 초미세먼지, 창문 틈새로…실내도 안전지대 아닙니다
초미세먼지, 창문ㆍ문 틈새 등으로 침투해
진공청소기보다 물걸레 사용 청소가 ‘효과’
“미세먼지 심한 날에는 실내 요리 자제해야”
최근 들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나타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나들이를 계획하다가도 미세먼지 때문에 포기하고 주말 내내 집에 갇혀 있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실내라고 미세먼지에 안전한 것은 아니다. 입자가 아주 작은 초미세먼지가 창문 틈새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음식 조리 시 환풍기를 켜고 외출 후 집에 와 옷을 바로 세탁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실내 공기 오염의 심각성과 인체 위해성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을 경고하며,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환경 문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역시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공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보면 실외 공기 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연간 약 370만명인 반면 실내 공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430만명으로 더 많았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미세먼지 예보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농도가 높을 때에는 외부 활동을 줄이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문을 닫아도 창문과 문의 틈새 등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도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음식 조리 시 환풍기를 켜고 외출 후 집에 와 옷을 바로 세탁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헤럴드경제DB] |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미세먼지 예보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농도가 높을 때에는 외부 활동을 줄이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문을 닫아도 창문과 문의 틈새 등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도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실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미세먼지와 섞여 미세먼지의 농도는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실내 공기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김수영 을지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실제로 미세먼지와 달리 초미세먼지는 실내ㆍ외에서 농도가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환기 횟수를 줄이는 것이 사실상 큰 효과가 없다”며 “진공청소기는 실내의 각종 오염물질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필터를 통해 걸러지지 않은 미세먼지가 다시 배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도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요즘 외출을 삼가고 창문을 닫고 지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일반 사람이 실내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밀폐된 공간에서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비롯해 전기 전자 제품을 사용할 때 생기는 화학오염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오히려 실외보다 실내에서 심각한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초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헤파 필터를 장착한 모델을 선택하거나 진공청소기보다 물걸레를 사용해 청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공기 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 미세먼지를 바닥으로 가라앉힌 후 걸레질을 하면 효과적이다.
김경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실내가 건조하면 호흡기 점막도 건조해져 바이러스, 세균, 먼지 등에 대한 호흡기 방어력이 떨어진다”며 “실내온도는 20~22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외출 후 집에 들어오면 옷에 묻은 미세먼지로 인해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귀가 후 옷을 털고 베란다 또는 현관벽 등에 따로 보관해 곧바로 세탁해야 미세먼지의 유입을 막을 수 있다.
미세먼지주의보가 해제돼 공기 속 미세먼지가 적은 날에는 실내 환기를 최대한 자주 실시해 유입된 미세먼지를 환기를 통해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기는 새벽이나 밤보다, 아침 9시~오후 6시 등 따뜻한 시간에 하루 3번, 각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요리를 하면 냄새뿐 아니라 미세먼지도 같이 만들어진다. 김수영 교수는 “고기를 굽거나 기름을 많이 쓰는 요리를 하면 우리 몸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함유된 기름 입자가 공중으로 떠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며 “이런 요리는 되도록 자제하되 하더라도 반드시 환풍기나 후드 등 환기 장치를 작동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득이 이 같은 음식을조리 할 때에는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할 경우에는 3분 이내로 하고 환기 후 물걸레질을 하는 것이 좋다.
봄이면 차량을 이용한 가족 단위 나들이가 많아진다. 차량 내부도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에어컨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 줘야 한다. 운행 중 미세먼지가 심한 경우에는 외부 공기가 유입되지 않게 에어컨이나 히터를 ‘내부 순환 모드’로 작동시키면 좋다.
김재열 교수는 “공기청정기, 숯이나 고무나무 같은 공기 정화 식물을 이용하거나 젖은 걸레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실내 먼지를 자주 닦아 주면 실내 공기를 개선하고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