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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방주’ 오른 ‘소멸위기’ 강원도 20가지 토종 먹거리

-국제슬로푸드협회 토종먹거리 보호, 프로젝트 ‘맛의 방주’에 등재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평창에서 올림픽 축제가 열린 덕분에 강원도의 향토 먹거리들도 덩달아 인기다. 강원도는 바다와 산을 아우르는 지역이어서 자연스럽게 각종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들이 발전했다. 하지만 대중화에 성공한 일부 먹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향토 음식과 식재료는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는 지난 20일, 강원도의 향토 먹거리 20가지가 ‘슬로푸드 맛의 방주’(Ark of taste) 목록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맛의 방주’는 국제슬로푸드협회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세계 각지의 전통 먹거리를 찾고, 보존하는 프로젝트다.


이번에 이름을 올린 20가지 먹거리 중에는 동계 올림픽이 펼쳐지는 평창의 향토음식 4가지(감자술ㆍ오대갓ㆍ봉평메밀ㆍ올챙이묵)가 포함됐다. 

국제슬로푸드협회 ‘맛의방주’에 등재된 강원도 식재료와 음식.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올챙이묵, 수세미오이, 보다콩, 능금, 신배. [사진=슬로푸드한국협회]

국제슬로푸드협회 ‘맛의방주’에 등재된 강원도 식재료와 음식.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올챙이묵, 수세미오이, 보다콩, 능금, 신배. [사진=슬로푸드한국협회]

이와 함께 인제군의 ▷인제노란찰 ▷인제오이 ▷능금 ▷율무 ▷와촌메주콩 등 5가지, 정선군의 ▷보다콩 ▷수리떡 ▷신배 ▷가시고기 ▷결명자, 횡성군의 ▷물고구마 ▷수세미오이 ▷팔줄배기 ▷감자범벅 등도 들어갔다.


이들 먹거리는 강원도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들이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들에겐 굉장히 낯설다. 소량 재배되는 까닭에 강원도 내 전통시장을 찾아야만 겨우 구할 수 있다.


인제오이, 능금, 보다콩은 농가에서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적은 양을 재배하는 게 전부이기도 하다. 김종덕 슬로푸드한국협회 회장은 “(이들 품목은) 강원도의 문화유산이자 지역의 정체성 그 자체이지만 대개가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문제의식을 품은 강원도 지자체들은 지난해 보존이 필요한 지역 내 먹거리들을 맛의방주 후보로 신청했다. 이후 슬로푸드한국협회 맛의방주위원회가 1차 검증을 통해 후보군을 추렸고, 지난해 말 이탈리아에 있는 국제슬로푸드 생물다양성재단이 최종적으로 등재할 품목을 결정했다.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는 지금까지 세계 148개 나라의 4688개 식재료와 음식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강원도 20품목을 포함해 모두 93가지 먹거리가 맛의 방주에 등재됐다.


안완식 맛의방주위원회 위원장은 “맛의 방주는 없어질 위기에 처한 음식의 존재를 알리고 관심을 모아 지구의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우리의 토종 종자, 음식을 더 찾아 올해 말까지 맛의방주 등재 품목을 150가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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