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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저작권 보호 대상 아니다…EU 최고법원 판결

그림, 음악과 달리 음식의 맛은 객관적 식별 불가


‘맛’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네덜란드 치즈 회사가 자사 제품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경쟁사를 고소했지만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럽 최고 법원인 ECJ는 지난 13일, 음식의 맛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헥시카스 인스타그램

사진=헥시카스 인스타그램

네덜란드에서 ‘헥시카스’(마녀치즈)라는 이름의 치즈 스프레드를 판매하는 레볼라 헹엘로는 경쟁사인 슈밀드가 자사 제품을 베꼈다며 고소했다.


헥시카스는 크림치즈, 허브, 야채 등이 재료로 사용됐다. 슈밀드도 비슷한 재료로 만든 허브 치즈 딥을 판매했다. 슈밀드 제품의 이름에도 ‘마녀’가 들어간다.


하지만 ECJ는 판결문에서 “문학이나 그림, 영화, 음악 작품과 달리 음식의 맛은 정밀하고 객관적으로 식별할 수 없다”며 “음식의 맛은 저작권 보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음식의 맛은 음식물을 맛보는 사람, 연령, 음식에 대한 선호, 음식을 먹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판결은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유럽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슈밀드측도 “맛은 주관적이라 저작권이 있을 수 없다”며 “전문가조차 맛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레볼라 헹엘로측은 2006년 화장품회사 랑콤 관련 소송에서 향수의 향기가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인정받았다는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헥시카스는 연간 2000톤가량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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