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소시지·훈제 두부’ 두부 가공품 찾는 유럽인들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유럽의 채식 인구가 증가하면서 두부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 식품에 대한 수요증가와 함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건강식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두부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독일의 통계 전문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 분석결과, 지난 2018년 서유럽 내 두부식품 총매출액은 2억6000만 달러(한화 약 1896억 원)에 달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 '타이푼토푸'사의 두부 레시피 |
주목할 부분은 매출 중 상당 부분이 두부 소시지, 두부 햄버거 패티, 두부 미트볼 혹은 조미 두부 등 두부를 응용한 가공식품이라는 점이다. 두부 가공식품의 인기 요인은 많은 유럽인들이 두부를 육류 대체 식품으로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흰 두부에 양념을 더해 조리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유럽에선 이미 양념이 더해진 두부를 스테이크나 햄 대용으로 구워 먹거나 샐러드 재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두부는 주로 유기농식품 전문점이나 아시안 식품 전문점을 통해 유통돼 왔으나 독일의 타이푼토푸(Taifun-Tofu GmbH)사, 영국의 더토푸(The Tofoo Co Ltd)사 등 유럽 현지의 두부전문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이제는 대형마트에서도 두부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타이푼토푸사는 지난 1985년 독일에서 설립한 후 2019년 매출 3800만 유로(한화 약 539억원) 규모로 성장한 유럽 대표 두부 전문 기업이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에서 두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바질, 토마토, 올리브, 강황 등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를 추가해 맛을 낸 ‘특산물’ 라인이 주력 상품이다. 이외에도 훈제 두부, 발효 두부, 산마늘향 두부 스테이크, 두부 소시지 등 다양한 두부 가공식품을 제조·판매한다. 모든 제품은 유기농·비건 제품이다. 친환경적인 제품 생산과 사회 참여적인 기업경영을 강조하면서 올해에는 ‘독일 지속가능성 시상식 (German Sustainability Award)’ 중소기업 부문 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된 더토푸사는 트렌디한 패키지 디자인과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현재 테스코, 오카도, 세인즈버리, 웨이트로즈 등 영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 입점한 영국 최대의 두부 전문 기업이다. 일본식 전통 제조법으로 유기농 원료만 사용하며, 특히 ‘물기가 없이 매우 단단한 두부’를 강조한다. 제품군은 기본 흰 두부, 훈제두부, 크리스피 두부(튀김옷을 입힌 두부), 두부 소시지 등 8종이며, 인도네시아식 콩 발효 식품 템페도 판매한다. 더토푸사는 창립 4년 만에 매출 1400만 파운드(한화 약 219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영국 '더토푸'의 두부 제품 |
'더토푸'가 소개하는 두부요리 |
한국 두부의 경우 EU 시장에서 아직 한인마켓 위주로 유통되며 지난해 기준 연간 67만 달러(한화 약 7억 원)이 수출됐다. 주 수입국은 네덜란드와 영국이다. 2020년에는 6월 기준 전년 대비 48.6%가 성장한 49만 달러(한화 약 5억 원)이 수출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T 관계자는 “한국 두부는 희고 부드러운 음식이지만 유럽인들은 물기가 적고 단단해서 잘 부서지지 않고 맛과 향이 가미된 제품들을 선호한다”며 “유럽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군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두부가 건강식으로 소비되는 만큼 대부분의 현지 제품들이 유기농·비건 인증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에서 인증된 유기농 가공식품은 유럽 위원회 규정 (EC) No. 2016/1842에 따라 동등성을 인증받고, 한국에서 발급받은 유기농 인증을 등록하면 인증기관의 승인을 거쳐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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