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앞둔 日, 급식이 달라진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의 학교 급식이 달라지고 있다.
닛케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선 현재 학교 급식이 보다 다양하고 독특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류 셰프가 고안한 메뉴가 등장하는가 하면 뷔페 형식의 급식도 눈에 띄고, 외국음식과 식문화를 동시에 소개하는 급식도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테이블 매너나 요리의 배경을 배우는 등 먹는 것 이상의 문화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과 연계한 '컬래버 급식'도 아이들의 인기를 얻는 급식 가운데 하나다.
일본 효고 현의 아시야시(芦屋市)는 2017년부터 지역의 고급 레스토랑과 연계한 급식을 시내의 8개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른바 '컬래버레이션 급식'으로, 예산이 제한돼 연 1회 실시 중인 희귀 콘셉트다. 지역의 고급 레스토랑 셰프가 학교의 영양사와 함께 메뉴를 고안하고, 셰프가 교단에 서서, 음식에 대한 수업도 진행한다. 셰프들의 수업은 ‘조식의 중요성’, ‘잘 씹어 먹는 것의 필요성’등의 내용으로 구성된다.
뷔페 형식의 급식을 제공해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교육을 하는 학교도 있다. 도쿄도 에도가와구립 고이와(小岩) 초등학교다. 이 학교에서는 연 2회 뷔페형식의 급식을 진행한다.
주먹밥, 우동 등의 주식, 닭고기 등의 주반찬, 샐러드나 조림 등의 부반찬, 디저트에서 각각 1개 이상을 고른다. 균형 잡힌 영양소를 각자가 먹을 수 있는 양만큼만 먹도록 가르치고 있다. 학교에 따르면 3학년 정도가 되면 학생들이 남기지 않는 식사 양을 취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아이들로부터 “영양에 대해 생각하면서 즐겁게 식사를 고를 수 있다”고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6학년을 대상으로는 테이블 매너를 배우는 '매너 회식'도 진행한다. 나이프와 포크의 사용법 등을 가르친 뒤, 콘포타쥬나 햄버그 스테이크 등을 먹는다. 학교의 영양사인 가와이씨는 “식사의 기본은 즐기는 것. 최소한의 매너를 알고 난 뒤, 대화를 즐길 여유를 습득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외국음식과 식문화를 소개하는 학교도 있다.
도쿄도 다치카와시립 제4(第四)초등학교는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17년 9월부터 월 1회, 과거 올림픽 개최국의 요리를 급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리스, 스페인 등의 요리를 식단에 포함했다. 급식 때에는 각국의 식문화를 소개하는 인쇄물을 배포하고 영양사가 교내 방송으로 설명한다.
학교의 담당자는 “올림픽을 계기로 음식을 통해 아이들이 여러 문화를 접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급식을 먹고 있는 아이들은 미래 소비세대의 주역이다. 지난해부터 일본의 10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치즈닭갈비 등이 인기를 얻었다는 점을 염두하면 한국 음식의 급식 제공은 중요한 미래 전략이 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학생들이 급식을 통해 편견 없이 한국음식을 접하고 입맛에 길들여진다면 향후 한국식품 수출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급식 마케팅을 위해선 무엇보다 안전하고 안심하게 먹을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일 농식품 수출플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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