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맛있고 건강하게’ 빨라지는 대체육 혁신 트렌드
-식물성 대체육 수요 증가로 기술 혁신도 빨라져
-맛과 식감 개선ㆍ분야와 품목도 확장
-인공첨가물 줄이고 영양소 강화 등 건강한 제품 개발 이어져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식물성 식품의 최대 난제는 맛과 제한적인 종류이다. 이 두 가지 난제만 잘 해결한다면 소비자들은 한 번의 경험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미국 매체를 통해 진행된 온라인 ‘2020 아시아 성장’(Growth Asia 2020)토론에서 미국 화학업체 듀퐁(DuPont) 관계자가 강조한 말이다.
최근 식물성 대체육이 기술적 혁신을 거듭하며 그가 말한 두 가지 ‘난제’를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 ‘고무 같은 식감’, ‘육즙 없이 뻑뻑한 맛’ 등 혹평을 받았던 ‘가짜 고기’도 이제는 과거 일이다. 현재는 실제 고기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맛이 크게 개선됐으며, 햄버거 패티 등으로 제한됐던 종류도 타코, 치킨 텐더, 스크럼블 등으로 품목이 늘어나고, 참치와 연어 등 해산물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천연 원료만을 사용한 보다 건강한 제품이나 대체육과 어울리는 소스· 레시피 개발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올리고 있다.
식물성 참치 제품(Vuna) [네슬레 제공] |
식물성 기반의 해산물은 대체육 시장에서 아직 공백이 남겨져 있는 부분이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도 높다. 특히 전 세계 해산물 소비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식품의 필요성도 대두되면서 관련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새우, 오징어, 흰살 생선, 참치, 연어, 우니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세계적 식품회사 네슬레는 식물성 참치 제품(Vuna)을 내놓았다. 완두콩과 유채오일이 주원료이며, 일반 참치와 영양수준이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일본 식품업체 후지오일(Fuji Oil)은 식물성 기름과 콩을 원료로 한 세계 최초 ‘가짜 우니(성게알)’를 개발했다. 이 외에도 미국의 ‘굿캐치푸즈’(Good Catch Foods)가 출시한 식물성 참치나 오스트리아 ‘레전더리 비시’(Legendary Vish)가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만든 식물성 연어도 있다.
식물성 '우니' [후지오일 제공] |
해산물처럼 대체육 개발에서 뒤쳐져 있던 닭고기 분야 역시 최근에는 치킨 텐더나 너겟으로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Beyond Meat)’는 지난 달 식물성 치킨인 ‘비욘드 치킨 텐더(Beyond Chicken Tender)’를 내놓았다.
품목도 다양하다. ‘버거킹’에서 먹던 햄버거 패티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요리가 가능한 소시지나 미트, 핫도그 등으로 종류가 많아지고 있다. 식물성 계란의 경우 스크럼블 등 취향에 따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미국 푸드테크 기업 ‘저스트’(JUST INC)의 ‘저스트에그’(JUST EGG)제품이 대표적이다. 일본 식품회사 큐피(Kewpie)의 ‘호보타마(HOBOTAMA)’ 달걀은 스크램블에그 형태이지만, 1년 동안 냉동보관이 가능하다.
식물성 계란인 ‘저스트에그(JUST EGG)’로 만든 스크램블[JUST INC 제공] |
그동안 대체육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나 인공첨가물 문제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지적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비욘드 미트’는 ‘비욘드 치킨 텐더(Beyond Chicken Tender)’를 출시하면서 GMO 농산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 미국의 대체육 스타트업 뉴브리드미트(New Breed Meats)는 처음부터 건강에 초점을 맞춘 개발을 통해 인공첨가물 없이 천연 재료 몇 가지만을 사용한 대체육을 선보였다.
식물성 치킨인 ‘비욘드 치킨 텐더(Beyond Chicken Tender)’ [비욘드 미트 제공] |
미국의 국제식품정보협의회 (IFIC , International Food Information Council)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인의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식물성 단백질 식품 구입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라벨로 “좋은 단백질 공급원”(28%)에 이어 “내추럴”(26 %)과 “유기농”(22 %)을 꼽았다. IFIC 는 “천연 재료로 만든 건강한 대체육을 강조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발전된 대체육 기술은 맛과 식감에서도 더이상 타협하지 않는다. 특히 치킨 텐더의 경우 결대로 찢어지는 닭고기를 만들기 위해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되지만 최근에는 ‘비욘드미트’ 를 비롯해 실제 닭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구현한 제품들이 등장했다.
대체육 레시피와 소스 개발도 한창이다. 미국의 플랜트랜치푸드(Plant Ranch Foods)의 경우, 타코, 부리토, 퀘사디아 등 멕시코 음식과 잘 어울리는 대체육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대체육으로 조리할 수 있는 레시피를 기업들이 나서서 홍보하며, 조리에 필요한 소스도 함께 개발하는 중이다.
식물성 참치를 이용한 누들 레시피 [굿캐치푸드 제공] |
한국무역협회(KITA)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은 오는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선진국에서는 대체육이 이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기업 뿐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대체육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보다 건강하고 뛰어난 맛을 가진 제품이 일상 요리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또한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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