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국민 초콜릿’은 어떻게 전 세계를 사로잡았나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네덜란드의 ‘국민 초콜릿’이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이른바 세계에서 가장 ‘착한 초콜릿’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토니스 초코론리’다.
최정관 이노바마켓인사이트 한국사무소 대표는 최근 열린 ‘헤럴드경제 2020 컨슈머포럼’에서 ‘토니스 초코론리’를 소개하며 “공정무역 초콜릿으로 시장에서 네슬레 등을 제치고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초콜릿”이라고 말했다.
[토니스 초코론리 인스타그램] |
토니스 초코론리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아주 특별한 창업 스토리 때문이다.
토니스 초코론리의 창업자인 토니 반 퀴겐은 탐사보도 전문기자다. 그는 2004년 서아프리카 카카오 생산지의 열악한 노동 실태를 취재하면서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 200만 명 이상의 아동이 불법 노동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토니 반 퀴겐 씨는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스스로를 “불법으로 생산되는 초콜릿을 먹은 당사자”라고 말하며, “아동 노동 착취 등 기업의 불법 행위에 일조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토니스 초코론리 인스타그램] |
토니 반 퀴겐 씨는 이에 물러서지 않고, 코트디부아르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4명의 소년을 인터뷰했다. 소년들은 이 곳에서 상습적인 폭행을 당하고, 폭언을 들으며 노예처럼 일해왔다고 자백하며 토니는 물론 소비자들을 ‘노동 착취의 공범’으로 지목했다. 이 도발적인 스토리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에 성공, 초콜릿 생산 과정의 불공정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토니 반 퀴겐 씨는 이후 초콜릿 회사들의 아동노동, 여성 착취 등이 없어도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토니스 초코론리’를 만들었다. 100% 공정무역 초콜릿이다. 처음엔 5000개를 출시했는데, 불과 몇 시간 만에 완판됐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토니스 초코론리 인스타그램] |
토니스 초콜릿은 디자인도 독창적이다. 쇠사슬이 엉켜있는 듯한 초콜릿 디자인은 카카오 농장에서 노예처럼 일하던 노동자들의 업무 환경 등 모든 불공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초콜릿 조각이 나눠진 모습은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의 지도를 형상화했다.
이 초콜릿의 등장으로 네덜란드에선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토니스 초코론리는 100g 기준 2.26유로로, 다른 초콜릿보다 최대 2배 가량 가격이 비싸다. 이 회사에선 카카오 1톤을 구매할 때 공정무역 프리미엄 200달러뿐만 아니라 ‘토니스 프리미엄’으로 175달러를 추가로 더 지급한다.
[토니스 초코론리 인스타그램] |
다른 초콜릿에 비해 가격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토니스 초콜릿은 2005년 창업 이후 단 한 번도 매출이 줄어든 적은 없다. 토니스 초코론리은 ‘공정무역’이라는 가치 외에도 색다른 맛과 화려한 패키징,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토니스 초콜릿에선 해마다 새로운 맛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초콜릿 트럭을 만들어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무료 시식도 제공하고, 공정무역을 설명하면서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