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보이는 의외의 요인 ‘물’
“물 부족하면 노화 징후 빨라져”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우리의 생각보다 더 폭넓은 영역에서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노화’이다.
영국 의학 전문지 ‘이바이오 메디신(eBioMedicine)’ 최신호에 실린 미국국립보건원 산하 미국 국립 심장·폐·혈액연구소(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논문에 따르면, 약 만 명의 성인 데이터를 30년 간 추적분석한 결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 성인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며, 심장질환 등의 만성 질환이 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분 섭취가 감소하면 혈중 나트륨 수치가 증가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혈중 나트륨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은 정상 수준(135~146 mEq/L)이나 정상보다 낮은 그룹보다 더 빠르게 노화 징후를 보일 가능성이 최대 50% 높았다. 신진대사, 폐와 심장건강, 염증 증가 등의 검사에서 이들은 생물학적으로 노화된 수치를 보였다. 제2형 당뇨나 심부전, 치매와 같은 질환에 걸릴 확률이 최대 64% 더 높았으며,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도 증가했다.
연구를 이끈 나탈리아 드미트리바에바(Natalia Dmitrieva) 박사는 “몸 안의 수분량이 감소된 것이 혈중 나트륨을 높인 가장 일반적 원인”이라고 강조하면서 “충분한 수분 유지가 노화과정을 늦추고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면, 피부미용이나 두통,주의력 결핍, 전반적인 건강향상 뿐 아니라 장수나 노화지연에도 도움된다는 분석이다.
나탈리아 박사 연구진은 이에 앞서 충분한 물 섭취가 심장건강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2022년 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한 바 있다. 1만 2000명 이상 중년 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매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심장 건강에 도움되는 반면, 탈수 시에는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이전보다 일을 많이 하게 되면서 장기적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일반 성인의 경우 하루 8잔, 약 1.5리터에서 2리터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생수 뿐 아니라 차나 주스를 비롯해 채소나 과일처럼 수분이 많은 음식도 포함된다. 물을 마실 때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지 말고, 하루에 6~8잔으로 나눠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물 역시 다른 영양소와 마찬가지로 많이 섭취할수록 몸에 이로운 것은 아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실경우에는 전해질 불균형이나 메스꺼움,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양을 섭취해야 한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