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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염' 日, 무더위 특수 누린 의외의 제품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한국 못지 않은 역대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의외의 제품들이 '무더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일본 다이이치 생면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7~9월의 평균 기온이 1℃ 오를 때마다 가계 소비가 약 2900억 엔(한화 약 2조 9000억 원) 정도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날씨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찌는듯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올 여름 일본에선 다양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위장약은 의외의 특수를 누린 제품이다.

여름은 사계절 중 위장 질환의 위험성이 가장 커지는 시기다. 더위가 극심해지면 수분 섭취가 많아지는데, 특히 차가운 물을 마시는 경우가 많아 위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열대야로 에어컨, 선풍기를 밤새 틀어놓고 자거나, 바다, 수영장, 물가에서의 물놀이 역시 복통,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미생물 번식도 어느 때보다 활발하므로 식중독의 위험성도 커진다.

이에 위장약은 1년 중 여름철에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매출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가계소비를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자임(Zaim)’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인 위장약인 ‘정로환’(正露丸)의 매출액은 7~8월이 1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위가 심한 여름일수록 매출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여름에는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자주 섭취하면서 시린이를 많이 겪게 된다. 이에 시린이 예방 치약과 기타 치아 건강 제품도 매출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일본 후쿠오카 소재 드럭스토어 관계자는 코트라를 통해 “시린이에 효능이 있음을 강조한 제품을 중심으로 예년 대비 20% 이상 잘 팔리는 제품도 있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일본 주요 농산물 산지가 잇따라 열해(熱害)를 입으며 야채값이 폭등하자 '냉동야채'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農林水産省)의 조사 결과, 2018년 여름 무의 kg당 도매가격은 전년대비 71%, 양배추는 65%, 오이는 40%, 시금치는 26%, 양상추는 16% 각각 상승했다.

이로 인해 가격변동의 영향이 적은 냉동야채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농업신문(日本農業新聞)에 따르면 일본의 냉동야채 수입량은 지속적인 상승 추세로 2017년엔 최초로 100만톤을 초과했다. 2018년은 수입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냉동식품협회는 “기존에는 주로 식당, 호텔 등 업소용으로 주로 활용되어 왔으나, 국내 야채의 가격 폭등으로 인해 가정용의 소비가 늘고 있으며, 이것이 수입 증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발효식품도 강세다. 한국의 식혜와 유사하며, 찹쌀, 누룩, 술지게미 등으로 만드는 일본 전통 발효 음료인 아마자케(甘酒)가 최근 일본 시장에서 큰 주목을 얻고 있다.

아마자케는 비타민B, 아미노산, 포도당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마시는 수액’이라고 불릴 만큼 피로회복 효과가 탁월하다. 최근엔 아마자케가 온열질환 예방 효과에 뛰어나다는 점이 각종 언론에서 보도되면서 관련 상품이 쏟아지며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과자·음료 제조회사인 모리나가제과(森永製菓)는 아마자케에 탄산을 가미한 ‘스파클링 아마자케’ 등 다양한 아마자케 제품을 발매하고 있다. 모리나가 제과 관계자에 따르면 아마자케 음료의 2018년 7월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8배 증가하는 등 아마자케 제품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아마자케는 특히 건강 지향 트렌드와 부합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발효식품 제조기업인 마루코메(マルコメ)는 아마자케에는 자사 모델로 만삭의 미란다 커를 기용, 임산부도 안심해서 마실 수 있는 건강식품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여름철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되는 여타 발효식품도 큰 폭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항균작용이 뛰어나고 피로회복에도 좋은 식초의 매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탈수 예방효과가 탁월한 된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shee@her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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