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과 채소, 어떻게 씻어야 잔류 농약 걱정 없을까?
잔류농약과 미세먼지로부터 과일과 채소를 안심하고 섭취하기 위해서는 세척 방식이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를 씻는 방법은 다양하다. 베테랑 주부들은 소금이나 식초를 탄 물이나 베이킹 소다로 과채류를 세척하기도 하고, 과일 전용 세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물로만 씻어서는 과채류의 이물질과 잔류농약이 세척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채류는 베이킹소다나 소금, 식초를 더하지 않고 깨끗한 물에 씻는 것만으로도 잔류농약을 말끔히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된 농약관리제도로 국내외 농산물에는 엄격한 농약 규정이 적용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재배되는 과일에 사용된 농약은 대부분 비바람에 희석되고, 햇빛에 분해돼 실제 잔류량은 상당히 낮다.
과채류를 세척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받아놓은 물에 씻어내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채소와 과일은 흐르는 물에 씻는 것보다 받아놓은 물에 3회 정도 씻어서 먹을 때 잔류농약이 훨씬 잘 제거된다. 물에 담가 씻을 경우 채소나 과일의 표면이 불어 각종 잔여물이 잘 떨어져나간다.
농촌진흥청은 상추 100g을 10초당 1리터 유속에 한 장씩 세척하는 방법과 4리터 수돗물에 담가 흔들어 세척하는 방식으로 상추 10Og을 씻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1회 세척 시에는 흐르는 물에서 농약 제거율이 더 높게 나타났으나, 받은 물에 3회 세척할 경우 잔류 농약 제거율이 흐르는 물보다 최대 2배 높았다.
상추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물 소모량과 세척 시간까지 고려하면 받은 물에 담가 세 차례 씻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1회 세척 기준 흐르는 물은 18ℓ의 물을 사용하지만, 받은 물은 4배 이상 적은 4ℓ를 사용한다. 소요시간도 차이가 난다. 흐르는 물로 씻을 대는 3분이 걸렸지만, 받은 물에선 1분이면 충분했다.
주름이나 털이 많은 상추나 깻잎을 좀 더 꼼꼼하게 씻고 싶다면 받은 물에 3~5분 가량 담갔다 물에 30초 정도 씻어내면 좋다. 과채류의 경우 물에 5분 이상 담가두면 비타민C 파괴 우려가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배추나 양배추는 겉잎에 농약이 많이 남아있으니 2~3장은 떼어내고 세척하면 더 좋다. 오이는 껍질에 농약이 많이 남아있을 수 있으니 스펀지로 잘 문질러 씻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일도 다르지 않다. 딸기의 경우 1분 정도 물에 담근 뒤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어주면 좋다. 포도의 경우 껍질째 먹는 데다, 송이 안쪽까지 씻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때에는 밀가루나 베이킹소다처럼 흡착력이 높은 가루를 뿌린 뒤 씻어주면 좋다. 잔류농약뿐만 아니라 포도 껍질에 붙은 기름기 있는 이물질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과일과 채소를 물로만 씻는 것으로 안심이 되지 않는다면 베이킹소다나 식초·소금·쌀뜨물 등을 활용해도 좋다. 식초의 성분인 초산은 금속이온에 달라붙는 성질이 있어 과일·채소에 묻은 중금속 제거에 효과적이다. 식초와 소금으로 씻을 때는 농도 1%로 물에 희석해 사용한다. 물 1ℓ에 1~2 작은술(티스푼) 정도 넣으면 충분하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